
꿀벌과 인간이 공존하는 녹색 생태계를 만드는, 빌딩숲 속 도시 양봉인들
모든 현화식물의 80%가 곤충에 의해 수분을 하는데 이 중 약 85%를 꿀벌이 담당하고 과일나무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90%에 이른다. 또 전세계 식량의 3분의 1이 곤충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생산되는데 그중 80%가 꿀벌의 도움을 받고 있다. “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거짓이 아닌 까닭이다. 이처럼 지구 환경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깨끗한 환경의 지표로 꼽히는 꿀벌의 개체 수가 원인 모를 이유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생태계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도시 양봉을 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도시 양봉인인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는 “꿀벌은 고온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데 도시가 그에 딱 맞는 기후를 가졌고 농촌에 비해 다양한 밀원이 존재하고 농약에 의한 폐사 위험도 시골보다 낮다”며 “벌통 하나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불과 15만원 정도고 여기에서 연 5kg, 가격으로 치면 50만원 정도의 꿀을 얻을 수 있다”고 도시 양봉의 장점을 말한다.



지난 8월16일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건물 옥상에서 지난 3개월간 모아진 꿀을 따는 작업을 하고 있던 이경옥(63·서울 강서구 목동)씨는 “귀농에 관심을 두고 양봉을 배운 지 1년이 됐는데 첨엔 무섭기만 했던 벌들이 이젠 사랑스럽다”며 “깨끗한 환경을 지켜나가는 데 일조한다는 자부심까지 덤으로 얻었다”고 말한다.


현재 서울에는 총 15군데의 도심 양봉장이 운영 중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을 치는 외국의 양봉 도시들처럼 도시 양봉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다양한 연계 활동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벌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생태계를 복원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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