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걷기 달리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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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아직 근육을 걱정할 나이는 아니지요?”

하루 열 시간 가까이 의자에 앉아 일하고 퇴근하면 소파에 눕는 40대 직장인이었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계단을 오르면 전보다 숨이 차고 쉽게 지쳤으며, 검진에서는 혈당과 중성지방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근육은 어느 날 갑자기 약해지지 않는다. 나이만큼 중요한 것은 근육을 쓰지 않는 시간이다. 특히 허벅지와 엉덩이는 몸에서 가장 큰 에너지 소비 기관이다. 식사 뒤 혈액으로 들어온 포도당을 끌어다 쓰고, 세포 속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당과 지방을 태운다. 오래 앉아 있으면 이 기능이 둔해지고, 쓰이지 못한 에너지는 간과 뱃살에 쌓이기 쉽다. 젊어도 근육 기능이 먼저 떨어질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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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국방송(KBS) 다큐멘터리에서는 운동하지 않는 21살 청년보다 꾸준히 등산해온 102살 남성의 근육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DNA) 복제 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한 사례이지만 근육 나이는 주민등록상의 나이만으로 정해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근육은 어느 날 갑자기 약해지지 않는다. 나이만큼 중요한 것은 근육을 쓰지 않는 시간이다. 오래 앉아 있으면 쓰이지 못한 에너지가 간과 뱃살에 쌓이기 쉽다. 젊어도 근육 기능이 먼저 떨어지게 된다. 챗GPT그림
근육은 어느 날 갑자기 약해지지 않는다. 나이만큼 중요한 것은 근육을 쓰지 않는 시간이다. 오래 앉아 있으면 쓰이지 못한 에너지가 간과 뱃살에 쌓이기 쉽다. 젊어도 근육 기능이 먼저 떨어지게 된다. 챗GPT그림

하체는 순환에도 중요하다. 심장이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면 종아리와 허벅지는 움직일 때마다 다리의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도록 돕는다. 오래 앉아 있으면 이 근육 펌프가 잘 작동하지 않아 다리가 붓고 무거워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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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리가 가늘어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근육은 운동기관인 동시에 온몸과 소통하는 기관이다. 근육이 수축하면 여러 신호물질이 나와 뇌와 혈관, 면역계에 영향을 준다. 반대로 움직임이 줄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과 균형감각도 떨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쉽게 지치거나 체지방이 느는 변화로 드러나지만, 오래 쌓이면 당뇨와 지방간의 위험이 커지고 나이가 들어서는 낙상과 질병 뒤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이나 영양 부족까지 겹치면 근육량뿐 아니라 근력과 신체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뚜렷해진 것을 의학에서는 근감소증이라고 부른다. 주로 고령층에서 문제가 되지만, 근육이 약해질 위험은 젊을 때부터 오래 앉아 지내는 생활 속에서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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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 근육과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발효해 만드는 물질은 장벽과 면역을 돕고 근육의 에너지 대사에도 신호를 보낸다. 가공식품과 수면 부족이 겹치면 장내 생태계와 회복 리듬이 함께 흔들린다. 결국 근육을 지키려면 하체를 움직이는 것과 함께 장을 먹이고 밤의 수리 시간도 지켜야 한다.

답은 거창한 운동 계획이 아니다. 먼저 앉아 있는 시간을 자주 끊자. 한 시간마다 일어나 2~3분 걷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한두 층 이용해보자.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10번을 하루 몇 차례 반복하고, 익숙해지면 스쾃이나 가벼운 저항운동을 더 하면 된다. 따로 운동하더라도 낮에 오래 앉아 있었다면 틈틈이 몸을 깨워야 한다. 식사는 단백질을 충분히 먹되, 콩류·통곡물·채소처럼 장내 미생물의 먹이도 챙기자.

갑자기 체중과 근력이 줄거나 한쪽 다리에 힘이 빠지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피로하다면 운동 부족으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빈혈, 갑상샘질환, 신경·근육질환, 영양 부족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근육은 노년을 위해 뒤늦게 저축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을 버티고, 아프거나 다쳤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하는 회복의 자산이다. 의자에서 자주 일어나 허벅지를 쓰는 작은 습관이 몸이 약해지는 속도를 늦추는 첫걸음이 된다.

메디람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