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6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윤 전 대통령이 신문하고 있다. 서울고법 제공
지난 7월16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윤 전 대통령이 신문하고 있다. 서울고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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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은 내란 핵심 가담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심리가 한창이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군사령관들의 재판은 최근 결심공판에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무더기로 중형을 구형하면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안의 중대성에도 내란 피고인 일부는 특검팀을 비아냥대거나 “계엄이 정당했다”고 강변하는 등 방청객의 분노를 자극하는 장면이 내란 법정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의 내란 항소심 공판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직접 마이크를 잡은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두달 전인 2024년 10월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군이 북한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특검팀 주장을 두고 김 전 장관을 집중 신문했다. 항소심에서는 계엄을 언제부터 준비했는지가 핵심 쟁점인데, 무인기 작전 시점을 근거로 ‘계엄은 장기간의 계획범죄’라고 규정한 특검팀 주장을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작정한 듯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군의 무인기 작전에 북한이 무력도발로 맞서더라도, 계엄 선포 문제를 떠나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미국과 협의해 결정해야 하지 않느냐”, “계엄 전 우리 군의 대북 무인기 작전 이후 나타난 북한의 대응을 ‘전략적 무력시위’로 보는 것이 맞느냐” 등을 물었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검찰이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시는지 이해가 안 간다. 북한에서 파견 온 검사십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전략적 대응을 했다고 하는데, 검찰이 북한의 대변인인가”라며 특검팀을 비아냥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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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전광삼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증인신문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봉쇄 장면을 보며 ‘농담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전 전 수석은 계엄 선포 2시간 뒤인 12월4일 0시21분께 윤 전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갔을 때, 윤 전 대통령이 군경으로 봉쇄된 국회 현장 중계를 텔레비전으로 보며 “나는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소수의 군을 안전을 위해 보낸 것이지, 상상하는 영화 같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역시 전 전 수석을 직접 신문하면서 “제 기억에는 당시 와이티엔(YTN) 보도를 보면서 농담 같은 것도 하고 축 처진 분위기가 아니고 국회 상황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직후 군경이 국회를 봉쇄하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태연하게 참모와 농담을 주고받은 사실을 스스로 언급한 것이다.

지난 7월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는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위). 7월24일 1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 도중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한 뒤 고개 숙이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아래). 서울중앙지법 제공
지난 7월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는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위). 7월24일 1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 도중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한 뒤 고개 숙이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아래). 서울중앙지법 제공

서울고법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3주간 하계 휴정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내란 사건을 전담하는 항소심 재판부는 심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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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군사령관들의 재판이 열린 또 다른 내란 법정에서는 “계엄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궤변이 나왔다. 군지휘관 7명의 결심공판에서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계엄은 윤 전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불법이 될 수 없다”며 “억울한 군인들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피고인 신문에서도 “계엄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흘 앞선 지난달 24일 다른 법정에서는 김 전 단장의 태도와 대비되게 용서를 구하는 군인의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최후진술에 나선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어 “저를 포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이, 특히 최고 책임자였던 사람들이 개인의 양심과 역사,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민께 사죄드린다. 군인의 길을 가는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제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떳떳한 아빠로 되돌아가고 싶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특검팀은 김 전 단장에게 징역 18년을, 곽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김 전 단장 등의 선고는 오는 27일, 곽 전 사령관 등의 선고는 다음달 21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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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