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딱딱하게 굳은 (도시락) 고기는 젓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없어 뜯어 먹었다는…”, “빈 창고 같은 방에 누렇게 때 낀 벽면!”
1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 투입됐던 경찰관들 모습을 담은 사진 20여장이 ‘전시’ 됐다. 종이 박스를 깔고 누워있고, 선 채로 길에서 식사하는 경찰 모습을 담은 사진 곁에는 ‘성공적인 아펙’ 이면, 일선 경찰이 놓인 열악한 처우에 대한 분노를 담은 사진 설명이 나란히 적혔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근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면서도, 설명자료를 내어 각 사진들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이날 경찰청 청사 앞에서 아펙 당시 행사에 투입된 경찰들 모습들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는 ‘사진전’을 열었다. 직협이 공개한 사진에는 경찰관들이 영화관과 호텔 연회장에 박스·모포 등을 깔고 누워있는 모습, 길거리에서 식사하는 모습, 노후화 된 숙소 모습 등이 담겼다. 아펙 기간에는 경북 지역에만 하루 최대 1만9000여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아펙에 투입됐던 경찰들이 도시락을 받지 못해 사비로 밥을 사 먹었다거나, 낡은 모텔에 묵어야 했다는 글들도 올라왔다. 직협은 “아펙은 (경찰청 아펙) 기획단이 묵묵히 일한 현장 경찰의 고혈을 짜내 성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경찰청은 “현장 근무자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며 설명자료를 냈다. 경찰청은 “호텔·리조트 중심의 보문단지 인프라로 인해 모든 경찰관이 대기시간 이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영화관 사진은) 인근 근무자 중 대기 버스가 불편하다고 느낀 일부가 지급된 담요나 박스 등을 깔고 휴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식사가 빈약하거나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행 초기 일부 혼선과 혼잡, 배송 지연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현장지원팀 규모를 대폭 지원해 이후에는 특별한 문제 없이 식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열악한 숙소 환경에 대해서는 “정상 입국이 예정보다 빨라지면서 미리 사전현장점검으로 준비해온 숙소 외에 급하게 숙소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며 “대부분의 숙소가 노후된 것은 아니며, 지역 내에서 최대한 양질의 숙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직협은 “직무감사를 통한 전수조사, 지휘부의 진정한 사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는 국회 앞에서 사진 전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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