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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프락치조작사건 재심을 위한 후원콘서트 ‘다시 반민특위 다시 민주주의’ 포스터. 반민특위기념사업회 제공
국회프락치조작사건 재심을 위한 후원콘서트 ‘다시 반민특위 다시 민주주의’ 포스터. 반민특위기념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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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정부수립 직후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습격과 국회프락치 사건으로 이어진 국회 오욕의 역사와 반민특위 정신을 되새기는 콘서트와 토론회가 국회에서 연이어 열린다.

반민특위기념사업회는 국회프락치조작사건 재심을 위한 후원콘서트 ‘다시 반민특위 다시 민주주의’를 오는 18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연다고 13일 밝혔다. 반민특위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이 콘서트는 이학영 국회부의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준혁 의원, 국회 역사정의포럼, 더숲 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한다.

국회 프락치 사건은 1949년 5~8월 이승만 정부가 북한 공작원 정재한에게 포섭된 의원 명단의 암호 문서를 발견했다는 등의 이유로 반정부 성향 소장파 국회의원 15명을 구속한 사건인데, 이들은 친일파를 처벌하고 재산을 몰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민특위의 주축이었다. 수사 과정은 불법체포와 감금·고문 및 가혹 행위투성이였다. 결정적 증인인 정재한은 재판 중 다른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국회프락치 사건 이후 1949년 6월6일 백범 김구까지 암살당하며 정국의 주도권은 이승만 대통령에게로 완전히 넘어갔다. 국회프락치사건 유족들은 지난 4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진실화해위)가 이 사건 피해자 김옥주·김병회 전 의원의 유족에게 진실규명(피해 확인) 결정을 내린 뒤 재심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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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리는 콘서트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항일독립투쟁 합창극 ‘아무개의 나라’를 종합예술단 봄날이 공연하며 김진혁 영화감독이 ‘반민특위 77년’ 영상을 선보인다. 2부 ‘정태춘,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는 가수 정태춘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공연하고, 종합예술단 봄날과 함께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합동 연주한다.

25일 열리는 ‘반민특위와 12.3 내란’ 토론회에서는 역사가 나종석, 철학자 김광식, 역사가 이준식, 변호사 김형태 등이 참석해 반민특위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시민활동가, 대학생 등과 함께 반민특위 정신 계승 방안을 토론한다. 이 밖에도 반민특위 사진전 등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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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행사를 주관하는 반민특위기념사업회는 반민특위 위원과 조사관을 지낸 이들의 후손으로 구성된 ‘반민특위·국회프락치기억연대’가 지난해 6월6일 열린 ‘반민특위 강제해산 75년 기억행사’를 계기로 명예회복을 위해 법인화에 나서며 지난 1월 창립한 단체다.

김영진 반민특위기념사업회 기획실장은 한겨레에 “76년간의 침묵을 깨고 이 사건 재심을 준비 중인 유족들은 ‘국회프락치 사건’이 아닌 ‘제헌국회의원에 대한 간첩조작사건’으로 불리는 것과 수감 중 한국전쟁 발발로 인해 북으로 간 부친들의 무덤을 늦기 전에 찾아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