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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국민의힘 당 사무실의 모습. (오른쪽)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 일대. 연합뉴스
(왼쪽) 국민의힘 당 사무실의 모습. (오른쪽)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 일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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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지역 간부들이 2022년 대통령선거 직전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 14명을 직접 만나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 등을 논의한 정황이 12일 확인됐다. 통일교의 선거자금 지원도 국민의힘과의 교감 아래 진행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12일 한겨레가 입수한 통일교의 ‘광역별 시도당 예방 현황’ 파일을 보면, 통일교 지역별 조직인 5개 지구는 2022년 3월4~7일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 등 16명을 지역별로 각각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중(서울), 김성원(경기), 이명수(충남), 정우택(충북), 정운천(전북), 백종헌(부산), 추경호(대구), 권명호(울산), 김정재(경북), 이달곤(경남) 의원이 “미팅 완료”로 기록됐다. 국민의힘 강원도당 면담자는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의 강원 총괄위원장이었던 한기호 의원이었다. 원외인사로는 최민호(세종), 김화진(전남), 허향진(제주) 위원장이 명단에 적혔다.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광주시당의 경우 시당 위원장이 아닌 부위원장·본부장을 통일교 쪽에서 그해 3월5일에 만난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통일교 지역별 조직은 1지구가 서울·인천, 2지구가 경기·강원, 3지구가 충청, 4지구가 전라, 5지구가 경상 지역을 각각 맡아 정치권 인사를 관리했다고 한다. 이를 총괄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과 통일교 관계자들은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8일 “디데이(대선) 하루 전이다. 광역시도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한 비전 2022 꿈을 이루자”, “(만남에) 총 2억1천만원이 사용됐다”는 대화도 나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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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를 통해 윤 전 본부장이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쪽에 “통일교 조직 전체가 대대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한 사실도 포착됐다. 한학자 총재는 윤 전 본부장에게 국민의힘 지원을 지시하고 2022년 4~7월 통일교 자금 1억4400만원을 통일교 지역 조직에 전달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10일 구속 기소됐는데, 국민의힘 시도당에서도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일교 쪽의 이런 전폭적인 지지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통일교 쪽과 김 여사가 지속적으로 정교유착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 여사는 2022년 3월30일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해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앞으로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이듬해 3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 선출되도록 통일교인의 국민의힘 입당을 요청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