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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인스타그램 갈무리
박미선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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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박미선이 티브이엔(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유방암 치료 과정을 전했다.

박미선은 “너튜브(유튜브)에서는 제 장례식까지 치렀더라. 가짜뉴스도 너무 많고 그래서 생존 신고를 하려고 유퀴즈에 나오게 됐다”며 인사했다. 평소와 달리 짧은 커트 머리로 등장한 박미선은 “화장을 10개월 만에 한 거다. 꾸며 입고 나온 게 10개월 만이라 너무 어색하고 낯설다”며 “(짧은 머리에) 너무 파격적인 모습으로 나와서 놀라실까 봐 (꾸며 입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진행을 맡은 조세호는 박미선에게 사과부터 했다. 조세호는 지난달 15일 더블유(W)코리아가 연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에 참석했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공개된 행사장 모습이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는 호화 파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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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호는 박미선에게 “최근 저의 (행사) 참석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 이후에 선배님과의 만남에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좀 더 크게 인식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선은 조세호에게 “마음고생 좀 했나 보다. (볼살이) 빠졌다”라고 말하며 “(이제 괜찮으니) 시원하게 웃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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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암을 알게 됐다고 했다. 박미선은 “2024년 2월 유방 초음파를 했을 때 괜찮다고 했는데 (그해) 12월에 유방 촬영을 해보라고 하더라”라며 “2월에 했으니까 안 한다고 했는데 (검진 목록에) 포함돼 있으니까 그냥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후 조직검사에서 유방암이 확인됐다고 한다.

박미선은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야외 촬영이 잡혀 있으니까 빨리빨리 수술해서 갔다 와서 방사선 치료를 해야지’였다”며 “(그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 수술을 했다. 근데 열어보니까, 이거는 처음 얘기하는 건데, 열어보니까 임파선에 전이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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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항암 치료를 시작한 박미선은 중간에 폐렴에 걸리는 바람에 치료가 더 길어졌다고 했다. 그는 “(항암치료를) 4번 할 거를 12번으로 쪼개서 했다”며 “(총) 16번을 마치고 지금은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암 치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박미선은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거의 죽을 것 같았다. 아예 목소리가 안 나오고 항암하면서 말초 신경이 마비가 된다. 감각이 없어진다. 온몸이 두드러기가 올라오거나 살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헤르페스(수포)가 너무 올라와서”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살기 위해서 하는 치료니까 ‘이것만 참으면 돼’ 하며 넘어갔다”고 했다.

박미선은 “저는 완쾌라는 단어를 쓸 수 없는 유방암이다”라며 “항상 조심하면서 살아야 하고 항상 검사하면서 살아야 되는 암이다. 받아들이고, 또 생기면 또 수술하고 치료하면 되니까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퀴즈 온 더 블럭 누리집 영상 갈무리
유퀴즈 온 더 블럭 누리집 영상 갈무리

병을 확인하기 전 몸에서 보내는 신호가 있었다고 한다. 박미선은 “암 진단받기 전에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너무 피곤했다”며 “녹화 도중에 졸 수가 없는데 (내가) 졸더라. 대기실에서도 계속 자고, 너무 몸이 피곤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사인이었다”며 “그걸 간과하고 계속 밀어붙였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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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은 “(암을) 겪었을 때 받아들이고 싸워 이길 힘이 필요하다”며 “오늘 사실 나온 것도 (아프신)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셨으면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박미선은 “고치실 수 있고, 유방암은 조기 검진을 통해서 누구나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박미선은 치료 과정에서 가족과 동료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미선은 “너무 감사한 게 많았다. 주변에 너무 많은 분들이 기도를 해주셨다”며 “감사하고 누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거나 내 잘못, 이런 생각은 안 들고 그냥 긍정적으로 감사하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항암치료 직전 머리를 밀고 딸의 권유로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는 박미선은 “빡빡머리를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서 (찍었는데) 찍어두길 잘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머리에 환히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아직 더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박미선은 향후 “그 어떤 것도 계획하지 않고 살려고 한다. 물 흐르듯이, 좋은 게 생기면 하고, 쉬고, 이런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이제는”이라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