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사가 ‘특가’로 기름을 공급하면 출하량이 늘어나 밤새워 일할 때도 있었지만,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이후에서야 운행시간을 16시간으로 줄였다.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지거나, 토양·수질오염까지 발생할 수 있어 위험이 큰데 안전운임제 품목확대가 안 된다니, 파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에쓰오일에서 생산된 휘발유를 주유소로 운송하는 ‘탱크로리’ 기사 이아무개(56)는 지난 6월에 이어 24일부터 다시 차를 세우기로 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확대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화물연대) 파업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휘발유는 고압가스·유해화학물질과 함께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확대 품목 가운데 ‘위험물질’에 포함된다. 지난해 12월 수소를 실은 탱크로리가 고속도로 운행중 폭발한 사례를 비롯해 탱크로리 차량 사고로 위험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차종마다 적재량은 다르지만, 이씨는 2만8천ℓ의 기름을 싣고 하루 4~5번을 운행한다. 이씨는 파업 전날인 23일 <한겨레>에 “과로 운행으로 사고 위험이 크지만 모든 위험부담을 기사들이 떠안고 있다”며 “기사들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으면 운송시장도 안정돼 화주에게 도움되고 시민들도 불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나는 놀아도 2억원 가까이 되는 차는 놀릴 수 없다”고 말하는 24t 트레일러 기사 이아무개(61)씨 역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차를 세운다. 인천항에서 수도권에 있는 사료 공장으로 옥수수·소맥과 같은 곡물을 실어나르는 이씨는 “안전운임제가 되면 삶이 펴질 거라고 봤다”며 “정부와 여당이 품목확대는 안 된다고 하니 머릿속에 아주 스팀이 꽉 찼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료 공장의 생산일정에 따라 이르면 새벽 4시부터 인천항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공장을 하루 4~5번씩 왕복하며 저녁 6시까지 일한다. 주 7일 일할 때도 있지만, 운임은 운송에 걸리는 시간과 관계없이 곡물의 중량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언제나 과적·과속의 유혹에 시달린다.
이씨는 “기름값도 고공행진인데 운임은 정체돼 있다보니, 한 탕(항만~공장 1회 왕복)이라도 더하려면 과적과 과속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안전운임제가 필요한 것이고,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시멘트와 곡물의 운송구조가 똑같기 때문에 곡물에는 적용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적정한 운임이 보장되면 구태여 과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시멘트 품목에서 안전운임제가 과적 운행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조사를 했더니,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이들은 화주 73.3%, 운수사 56.0%, 차주 46.0%로 집계됐다.
기아 광주공장에서 목포항이나 내수 출고센터로 하루 16시간씩 자동차를 운송하는 ‘카 캐리어’ 기사 김아무개(43)씨의 주장도 비슷하다. 김씨는 지난해 7월 전남 여수에서 과적 상태의 소형 카 캐리어 사고로 행인 3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소형 카 캐리어는 운임을 대당 단가로 지급하는데, 차를 한 대라도 더 실어야 마진이 남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안전운임제는 심야운행에 대해선 운임할증을 하기 때문에 화주와 운송사가 야간운행을 줄이게 되고 사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품목의 화물기사들 수입이 다른 품목보다 높다는 사실을 품목확대 불가 사유로 밝혔다. 김씨는 이에 대해 “그렇다면 품목확대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수입이 낮은 품목을 확대하겠다고 해야 정상 아닌가”라며 “운임을 더 달라는 것보다 공정하게 적정한 운임을 결정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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