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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마이클 핀케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스페이스린텍의 우주의약 연구모듈 ‘BEE-PC1’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모듈은 우주비행사의 개입 없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스페이스린텍 제공
미국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마이클 핀케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스페이스린텍의 우주의약 연구모듈 ‘BEE-PC1’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모듈은 우주비행사의 개입 없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스페이스린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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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기업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의약 연구 실험을 시작했다.

우주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Space LiinTech)은 지난 8월25일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낸 국내 첫 우주의약 연구 모듈 ‘BEE-PC1’이 현재 미세중력 환경에서 우주의약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모듈은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에 탑재돼 발사됐다.

2U(1U는 가로·세로·높이 10cm 정육면체) 크기의 이 모듈은 기존 우주바이오 실험이 우주비행사를 통해 진행됐던 것과 달리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이스린텍은 “현재 이 모듈에선 폐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백질을 만드는 실험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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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중력 환경의 우주에서 의약품을 연구하는 이유는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는 지상에서보다 더 더양하고 순도 높은 단백질 결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선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대류, 침강 등의 현상 없이 정밀하게 물질의 입자를 제어하고 균일한 제형을 만들 수 있다.

스페이스린텍은 “실험은 약 4개월간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분석해 차세대 폐암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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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순 스페이스린텍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한국의 바이오 연구가 지상에서 우주로 확장되는 순간”이라며 “미세중력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과학 성과들은 향후 암, 치매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린텍은 미국 버지니아 노퍽주립대 신경공학과 교수인 윤학순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우주의약 연구기업이다. 2024년 우주항공청이 출자해 만든 ‘컴퍼니케이 뉴스페이스 펀드’ 등의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엔 보건복지부 ‘의료 난제 극복 우주의학 혁신의료기술개발’ 과제에서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4년6개월 간 90억원 규모로 우주정거장에서의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하는 신약 연구개발 및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11월 발사되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에도 신약개발 위성 ‘비-1000’을 부탑재체로 실어 보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