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1 총선 결과는 야권의 유력한 잠재적 대선 주자로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문 고문은 이번 총선에서 부산·경남·울산의 ‘낙동강 벨트’를 전면에서 이끌었다. 야권연대와 정권심판론 확산 등을 통해 이 지역 전체 40석 가운데 10석 안팎을 야권이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최종 결과는 민주당이 부산 2석(사상, 사하을), 경남 1석(김해갑) 등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부산 1석(사하을)과 경남 1석(김해을) , 당시 민주노동당이 경남 2석(창원을, 사천) 등 야권에서 4석을 가져온 바 있다. 당시보다 민주당 기준으론 1석이 늘었지만, 야권 전체로 보면 1석이 줄었다.
의석 수로만 보면 문 고문은 정치적 공간 확대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원내에 의미있는 지역적 기반 세력을 진출시키지 못한 것은 이후 당내 대선 경쟁 구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낙동강 벨트에 집중하느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선거 지원에 나서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1당 달성 실패의 책임론에선 한 발짝 벗어나지만, 이후 펼쳐질 대선 공간에서 다른 지역 총선 후보들의 적극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는 유리할 게 없다. 전반적인 정치적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가 문 고문의 대선 행보에 꼭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의석 수를 넘어 득표율까지 들여다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주장이 있다.

이번에 부산에서 민주당은 31.78%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18대 총선 때 12.7%에 견줘 두 배 반 가량 지지세가 확대됐다. 통합진보당 9.31%까지 합하면 야권 득표율은 41%가 넘는다.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51.31%)과는 10%포인트 남짓한 차이다. 정당득표율은 대선 지지율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이런 통계로 보면 문 고문이 대선 주자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맞붙을 경우 부산에서 상당한 규모로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수도권 우위를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부산에서 29.9%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바 있다.
당 안팎의 구도가 문 고문 중심으로 간명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문 고문 캠프의 한 참모는 12일 “이번 선거를 거치며 당 내 경쟁자인 손학규·정동영 전 대표나 친노그룹의 잠재적 경쟁자인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 등의 대선 경쟁력은 크게 약해졌다. 당 밖에서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 아니냐”고 했다. 당 안팎의 대안 세력이 위축된 가운데 문 고문만이 제한적이나마 정치적 위상을 키웠다는 평가다.
부산/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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