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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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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3심 주심을 맡았던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당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두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했던 절차에 맞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 개혁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당시 판결이 적절했는지 묻자 이렇게 말했다. 당시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전원합의체로 회부한지 9일 만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는데, 대선을 한 달 여 앞둔 때여서 ‘대법원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는 전날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한 민법 개정안 등 46개 법안이 상정됐다. 박 처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함께 소관부처 정부 관계자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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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박 처장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전현희 의원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지 이틀 만에 8만 페이지의 재판 기록을 다 읽었느냐”고 물었고, 박 처장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 읽었다”고 답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당시 사법부의 오만한 반란 행위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없어질 뻔했다. 가장 핵심 역할을 한 분이 지금 법원행정처장”이라며 “그때 판결을 사과해야 하고, 사퇴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안(법 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법원행정처 폐지)에 대해서는 “사법부 독립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제도들은 마련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판·검사 등이 법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법 왜곡죄에 대해 ‘사법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크고, 고의적 법리 왜곡 등의 요건이 너무나 주관적’이라는 전임 천대엽 처장의 입장과 “같은 입장”이라고 했고, 대법관 증원은 “필연적으로 하급심에 있는 우수 판사들이 다시 대법원의 재판연구관으로 와야 한다. 하급심의 약화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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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하도록 하는 재판소원제는 “4심제로 가는 길이고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라고 했고, 법원행정처 폐지도 “사법권의 독립에는 사법행정의 독립도 포함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