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르면 이번주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을 앞두고, 양쪽이 회담의 형식과 의제 등의 조율을 22일 시작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 등 국정 운영 협조를 당부하고, 이 대표는 총선 공약인 ‘전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의제로 내세울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21일 이관섭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회담 의제 논의에 들어갔다. 4·10 총선 여당 패배 이후 이 실장 등 핵심 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아직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기존 인력들이 그대로 준비한다. 비서실장 등의 인선은 회담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중심으로 한 ‘영수 회담 대응 티에프(TF)’를 구성한 뒤 본격 의제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양쪽은 22일 사전 실무협의차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일대일 공식 회담을 하는 것은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 뒤 처음이다. 이 때문에 양쪽 모두 회담이 ‘강대강’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는 피하려는 기류다. 그 대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부각하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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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총선 이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처한 정치적 상황 때문에라도 ‘빈손’으론 돌아설 수 없는 처지다. 국정 운영지지도가 23%로 최저치(한국갤럽 16~18일 조사)를 경신한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며 ‘불통’ 이미지를 희석시켜야 한다. 총선에서 승리한 이 대표는 회담을 통해 ‘국정 파트너’로서 위상을 확실히 굳혀야 한다. 이 때문에 회담 의제 선정을 두고 양쪽의 치열한 ‘기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에 대한 이 대표의 의견을 듣고,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협조를 구하는 데 회담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교육·노동·연금 등 3대 개혁 등 핵심 국정과제 추진과 관련한 민주당의 협력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출범하는 ‘의료개혁특위’ 등 의정 갈등 해소와 의료개혁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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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우선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등, 그간 경제 위기 극복 차원에서 주장해온 ‘민생 의제’를 다루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선구제 후보상’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특별법도 주요 안건에 포함될 수 있다. 이 법은 여당이 반대해, 야당 주도로 지난 2월27일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이 대표 쪽 인사는 한겨레 통화에서 “국민들이 경제와 민생이 어렵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총선 민심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해 (국정 기조 등의) 변화를 끌어내는 게 회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생회복지원금의 경우 대통령실과 정부가 부정적이어서,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디시(D.C.)를 방문해 국내 기자단과 한 간담회에서 “전국민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데 대해 많은 국민이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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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여당이 반대 의사를 밝힌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특검법’ 처리 협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 재추진 등이 회담석상에 오를지, 오른다면 얼마나 논의될지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다른 두 특검법은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회담에서 밝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만에 처음 성사된 일대일 회담인 만큼, 서로 민감한 사안은 일단 피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회담이 처음 마련된 상황에서 각종 특검법안 논의까지 다 얘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서로 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해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국정을 논의하자”고 한 만큼 소통의 물꼬를 트는 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