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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만나 서로 먼저 인사말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만나 서로 먼저 인사말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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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 전남대 명예교수·광주전남비상시국회의 상임대표

 정치권과 시민이 합세하여 윤석열의 계엄령을 막았다. 광장의 함성에 힘입어 국회가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모두 감동적 순간들이었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헌재)로 넘어갔다. 헌재는 1987년 6월항쟁과 6공화국 헌법의 산물이다. 헌재는 탄핵안 통과를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만에 하나 헌재가 탄핵안을 부결시킨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가장 먼저 상상되는 것은 제2의 촛불혁명이다. 이에 맞서 윤석열은 다시 계엄령 선포를 고민하겠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1980년 5월은 광주 시민만이 아니라 계엄군에게도 트라우마를 안겼다. 12·3 내란사태의 경험은 대한민국에서 친위 쿠데타 식의 계엄령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만약 윤석열이 다시 계엄령을 선포한다면 아마도 계엄군의 총부리는 시민이 아니라 윤석열을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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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지난 2년 반 동안의 무능, 독선, 불통의 정치로 인해 국가 위기가 심화하였다. 그런데도 190여석을 가진 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에서 대통령의 실정을 충분히 견제하지 못했다. 이것은 거대 야당 민주당의 무능함에 일부 원인이 있지만,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국회와 행정부 사이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게 만든 6공화국 헌법 즉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정치권과 국민은 이런 문제점을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역대 국회의장은 매번 개헌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3일 우리가 겪은 아찔한 경험은 다시 한번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부각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탄핵안 제안 설명에서 “1980년 광주가 2024년 대한민국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 광주가 지금 2024년 탄핵 정국은 2016-17년의 재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외친다. 윤석열 탄핵 정국이 대통령 한 사람 바꾸는 행위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번 탄핵 정국은 윤석열 퇴진을 넘어서 개헌을 통한 7공화국의 탄생과 사회 대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게 광주의 다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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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진영 원로들로 구성된 광주전남비상시국회의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탄핵과 개헌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같은 날 170여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비상시국행동의 대표자 회의에서도 대부분은 광장에서의 탄핵 촉구와 개헌을 통한 사회 대개혁 운동의 동시 추진을 주장했다. 전남비상시국행동도 비슷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 선거 이후는 개헌이 어렵다. 정치권이 말로는 개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이해관계에 따라 딴전을 피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정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헌재 탄핵안 심의 기간 2~3개월이 개헌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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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정파와 진영을 초월하여 모든 국민이 준수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국가의 이정표이다. 국회 통과는 의원 200명 이상의 찬성이면 가능하지만 국민 모두가 존중하고 지속가능한 헌법이 되기 위해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이 바람직하며, 국민투표에서도 국민 절대다수가 지지하는 형식을 띠어야 한다. 개헌할 때 여야가 타협하고 합의하는 절차가 필수인 이유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에 대한 미련을 더 이상 갖지 않기 바란다. 또 개헌에 진정한 뜻이 있다면 국민 다수가 아직 내각제에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이다. 개헌은 민주당이 앞장서야 가능하다. 대통령 권력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는다면 탄핵안 발의 정당으로서의 순수성을 의심받기 쉽다. 민주당은 국민 다수가 탄핵과 개헌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함께 외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개헌안은 지금까지 여러차례 연구했다. 특히 촛불혁명 전후에 국회는 개헌특위와 개헌특위 자문위를 통해 개헌안 초안을 만들었다. 권력 구조를 예로 들면 자문위 안은 대통령에게 기획·재정·국방·외교·통일의 권한을 주고 총리는 나머지 부서를 책임지도록 했다. 여야 정치권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만 한다면 헌재 심리 기간에 7공화국 헌법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2024년 탄핵 정국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지는 일차적으로 정치권에 달려 있다. 권력분산형 개헌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사회 대개혁을 통해 2024년 탄핵정국이 무혈 명예혁명으로 기록되도록 정치권과 국민이 힘을 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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