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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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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벗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도약하려면, 상법 개정 이후 남은 법적·제도적 빈틈을 서둘러 메우고,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 등 공적 기관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법 개정 6개월을 맞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가 주최한 2026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열렸다.

학계·금융시장·연기금·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총수 중심 경영문화 탈피 △주주 중심 지배구조 확립 △공적 기구의 적극적 역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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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충성 구조 바꿔야 진짜 개혁”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고려대 교수)은 첫 발제자로 나서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핵심은 총수나 경영진의 사익 추구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며 “사전 견제와 사후 책임추궁,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모두 부재한 3무(無) 구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 선임과 쪼개기 상장 등 자본거래에서 경영진 영향력이 과도하고, 증권 관련 집단소송·주주대표소송의 요건과 입증책임 구조가 투자자에게 불리한 탓에 잘못을 사후적으로 묻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개선 과제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자산 2조원 이하 기업으로 집중투표 의무화 확대 △증권집단소송제와 증거개시절차 도입 △국민연금의 행동주의 펀드 투자 및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통한 주주 중심 거버넌스로의 전환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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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 대표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을 단순한 시장 심리의 문제가 아닌 ‘지배구조 결함에 따른 할인’으로 규정하며, “기업들이 자본비용을 고려한 효율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밝혔다. 그는 지난해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과제들을 주제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과제들을 주제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배구조 할인”

실제 데이터를 보면 주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PBR 0.8~1.0배 구간에 있는 기업들의 합산 시가총액이 104% 증가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동안, PBR 0.2배 미만의 초저평가 기업들은 주가 상승률이 30%에 그치며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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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로벌 시장과의 비교 분석해보면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코스피 상장사 중 PBR이 0.6배에도 못 미치는 기업 비중은 무려 47%에 달했다. 반면 일본은 해당 비중이 6%였으며, 대만 역시 4% 수준에 불과해 한국 증시의 저평가 구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비효율적 자본 운용’과 ‘불투명한 의사결정’을 꼽았다. 기업들이 자본비용에 대한 고려 없이 자산만 축적하는 구태의연한 경영에 머물러 있고, 공시와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법으로는 일본식 증시 개혁 모델을 참고한 강력한 대책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상장 시장을 투자자 성격에 맞춰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PBR 0.8배 미만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강제성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수 방패도, 투기세력도 아닌 제3의 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지배구조(거버넌스) 문제를 이념적 대립이 아닌 ‘기업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총수 일가를 무조건 비호하던 과거의 관행이나, 단기 차익에만 몰두하는 투기 세력이 판치는 현재의 모습 모두 정답이 아니다”라며, 우리 자본시장이 나아가야 할 현실적인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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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류 대표는 “거버넌스의 본질은 ‘누가 주인이냐’를 따지는 이념 논쟁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본질은 기업이 누가 더 멀리 내다보고 과감하게 투자해 미래 경쟁력을 설계하느냐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지배구조 개선이 단순히 주주 권익 보호를 넘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진화된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4대 핵심 과제로 △시장교란 범죄 무관용 원칙 △ESG 공시 제도의 조속한 도입 △사외이사 전문성 다변화 △연기금의 실질적 스튜어드십 투자 강화 등을 제시했다.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박찬수 한겨레 사장이 환영사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박찬수 한겨레 사장이 환영사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상법 개정은 첫 단추일 뿐”… 로드맵 제안

이날 포럼은 한겨레가 주최하고,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장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관했다.

박찬수 한겨레신문사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는 반도체 호황뿐 아니라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명시 등 상법 개정이 시장의 신뢰를 높인 결과”라며 “이번 포럼이 상법 개정 이후 한국 자본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프리미엄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과제를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공동 주관자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상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거수기 이사회가 책임 경영을 회피하는 등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5년 동안 일관된 정책 지표를 통해 지배주주의 ‘뒤통수 치기’를 견제하고, 자사주 남용 차단 등 제도를 실질화하여 코리아 프리미엄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 거버넌스는 글로벌 수준에서 볼 때 여전히 낙후되어 있으며, 시가총액 계산 방식조차 자사주를 차감하지 않는 등 국제 표준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주총 시즌은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첫 시험대”라며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는 곧 글로벌 기준의 ‘투자자 보호’와 직통하는 만큼, 법 제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