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저녁 6시께 울산교 위 ‘세계음식문화관’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 텅 비어있다. 울산시는 ‘전국 최초’로 다리 위에서 이색적인 음식을 즐길 수 있게 한다며 20억원을 들여 이곳을 포함해 음식점 6곳을 만들었다. 주성미 기자
지난 13일 저녁 6시께 울산교 위 ‘세계음식문화관’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 텅 비어있다. 울산시는 ‘전국 최초’로 다리 위에서 이색적인 음식을 즐길 수 있게 한다며 20억원을 들여 이곳을 포함해 음식점 6곳을 만들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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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태화강 다리 위에 20억원을 들여 지은 ‘세계음식문화관’이 썰렁하다. ‘전국 최초’를 내세우며 흥행몰이를 기대했지만, 운영 3개월치 성적표는 초라하다.

토요일인 지난 13일 오후 6시께, 울산 태화강 위 보행전용다리인 울산교에는 사람들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 나들이, 운동,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사이로 지그재그 자리 잡은 가설 건축물 3개동의 ‘세계음식문화관’ 음식점 6곳은 텅 빈 모습이었다. 주말 저녁 식사 시간이지만 일부 음식점만 겨우 손님 한 팀씩 앉아있었다. 사람들 대부분은 식당 밖 메뉴판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다리를 건넜다. 2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중구 성남동 울산큰애기 청년야시장의 할랄 음식점 등이 가게마다 손님이 줄을 선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민선 8기 울산시가 20억원을 투입한 세계음식문화관은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멕시코·베트남·우즈베키스탄·이탈리아·일본·타이(태국) 등 음식점 6곳이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은 울산시설공단이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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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이곳을 ‘전국 최초 다리 위 미식 공간’, ‘여권 없이 떠나는 세계여행’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운영 초기에 반짝하던 인기는 금세 시들었다.

울산시설공단이 지난 3월1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을 운영한 자료를 보면, 하루 매출이 10만원 이상인 날은 전체 영업일 72일 가운데 32%인 23일뿐이다. 3월 마지막 주에 평균 10만원 수준이던 매출은 이달 첫 주에 4만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주말 매출이 하루 1만7천원(6월6일)에 그친 날도 있고, 평일에는 한 그릇도 팔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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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운영하는 5개 음식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달 첫 주 주문량 평균(추정치)은 3월 셋째 주와 견줘 70%가량 줄었다.

지난 13일 저녁 8시30분께 ‘세계음식문화관’이 설치된 울산교를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일부 음식점은 애초 마감 시간(저녁 8시)을 늦춰 영업을 이어갔다. 주성미 기자
지난 13일 저녁 8시30분께 ‘세계음식문화관’이 설치된 울산교를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일부 음식점은 애초 마감 시간(저녁 8시)을 늦춰 영업을 이어갔다. 주성미 기자

애초 울산시는 외국인 주민이 직접 만드는 모국 음식으로 외국인은 향수를 달래고, 내국인은 이들 나라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며 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나라별 운영자를 찾지 못하면서 준비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계획한 음식점 국적을 인도·튀르키예에서 멕시코·베트남으로 바꾸고, 외국인 ‘직접 운영’에서 ‘고용’으로 바꿨는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일부는 기존 식당을 운영하는 외식업자가 참여했고, 해당 국적 종업원이 없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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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화장실이 없는 탓에 다리 아래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도 있다. 다리 위 점포라 날씨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도 나온다.

울산시설공단은 지난 한 달간 주말마다 거리공연을 지원했고, 음식점은 마감 시간을 늦추며 손님 발길을 붙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울산시설공단 관계자는 한겨레에 “음식점마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며 “가을 주말 거리공연을 추가 지원하는 등 이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