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의 살수차 물대포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 방수포 방향설정 장치. 해당 살수차는 지난해 농민 백남기씨에 물대포를 직사했던 살수차와 동일한 모델이다. 사진 진선미 의원실 제공
2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의 살수차 물대포 시연회에 사용된 살수차 방수포 방향설정 장치. 해당 살수차는 지난해 농민 백남기씨에 물대포를 직사했던 살수차와 동일한 모델이다. 사진 진선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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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쏠 당시 정확한 수압을 입력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를 두고도 차량의 액셀러레이터를 발로 밟아 임의로 수압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시 살수를 담당하는 조작 요원들이 경찰 지침과는 달리 대부분 특수장비 자격증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경찰의 물대포 과잉 진압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살수차에서 물의 세기를 조정하는 방식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정확한 수치를 입력하는 방식과 발로 엑셀레이터를 밟아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백남기 농민을 쏜 물줄기는 발로 물의 세기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실 관계자 등이 지난 2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살수차 시연회에서 확인한 결과다.

경찰의 ‘살수차 운용 지침’은 살수 목표가 20m 거리 안에 있을 경우에는 2000rpm 이하로 살수 세기를 제한하도록 했지만, 당시 20m 이내 거리에 있는 백남기 농민에게 규정을 훨씬 초과한 2800rpm으로 직사 살수해 논란이 됐다. 박 의원은 “이날 시연회에서조차 (발로 페달을 밟았을 때)목표치보다 500rpm이나 강하게 살수했다”며 “물대포는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폭력이 명백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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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또 경찰청에서 지난해 11월 당시 살수차 조작요원이 소지한 관련 자격증 보유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살수차 조작요원 57명 중 38명이 제시한 관련 자격증은 1종 대형 운전면허뿐이고 9명은 그조차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살수차 운용 지침’을 통해 특수장비 자격증이나 전문지식 보유자를 살수차 조작요원으로 우선 근무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침엔 ‘살수차 관련 교육이수자’를 자격 중 하나로 대고 있어 요원들이 관련교육을 받았다면 엄밀히 말해 지침을 위반했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하지만 인체에 위해를 가하는 장치를 다루는 사람들의 자격증 근거로 운전면허증을 대는 것은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백남기 청문회에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현장 지휘를 담당했던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으로 발언대에 설 예정이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