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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48) 영화감독과 김승환(29) 레인보우팩토리 대표의 동성간 공개 결혼식을 계기로 ‘동성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동성 부부는 법적으로 전혀 인정이 안 되는 등 법적·제도적 걸림돌은 꿈쩍도 않고 있는 상태다.

김조광수·김승환씨 부부는 지난 7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이른 시일 안에 구청에 혼인신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부부로서 법적 지위를 얻기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실제로 2004년 이상철(45)·박종근(41)씨가 동성 결혼식을 올리고 서울 은평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거부당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동성끼리 결혼을 하는 행위가 ‘불법’은 아니지만, 동성커플의 혼인신고가 불가능해 법률상 부부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그래서 성소수자 단체 등은 동성결혼 ‘합법화’라는 말 대신, 동성결혼 ‘제도화’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법은 ‘혼인’의 주체를 ‘부부’(夫婦·남편과 아내)로 규정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성 사이의 결합을 혼인으로 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법원은 2011년 9월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거나 미성년자 자녀를 둔 성전환자의 성별은 고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그 근거로 ‘우리 법은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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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변호사 모임인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의 한가람 변호사는 “동성 부부는 법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배우자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세제·의료·주거 등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동성 부부 역시 이성 부부와 마찬가지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가족공동체를 꾸리는 만큼 부부로서의 법적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가 바뀌지 않는 배경에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혐오감이 작용한다. 가장 가까운 예로 성별·학력·종교 등의 차이로 인한 차별을 막기 위해 제정하려던 차별금지법이 지난 4월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일부 보수단체의 반발에 막혀 철회됐다. 김조광수 감독의 결혼식에 50·60대 남성이 난입해 행사를 방해한 것 역시 동성애에 대한 사회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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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인식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규찬 한예종 영상원 교수는 “김조광수·김승환 부부의 공개 결혼은 우리 사회에 ‘결혼의 주권을 결혼 구성원이 아닌 국가가 가지는 것이 맞는가’라는 문제제기를 한 사회문화적 사건”이라며 “우리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 책임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진화심리학)는 “결혼이라는 성인 사이에 합의된 행동에 대해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틀렸다’고 치부하는 사람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는 어렵다. 이번 결혼식을 계기로 제2, 제3의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출연할 수 있도록 동성 부부도 이질적인 집단이 아니라 이성 부부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꾸준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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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성 결혼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벨기에,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 등 14개 나라다. 독일,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은 동성 커플을 위한 시민결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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