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7월 수해 현장에서 무리한 수색 지시로 채 상병을 순직하게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영장 청구 직전 그간 기억하지 못했던 휴대전화 번호를 “기적적으로” 알아냈다고 밝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오늘 새벽 휴대폰(채 상병 순직 사건 발생 당시 사용한 기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발견했기에 그 비밀번호를 오늘 오후 특검에 제공했다”며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찾아내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시도를 거듭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 오늘 새벽 2시 30분께 기적적으로 그 비밀번호를 확인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당시 소속 부대장으로 무리한 호우 실종자 수색 작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해 1월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20자리에 달하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텨 포렌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가시화하자 갑작스럽게 비밀번호를 기억해 낸 것이다.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21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나님의 사랑’으로 20자리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생각났다는 임성근.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20여 자리로 설정해 ‘채널에이(A) 사건’ 수사를 피했던 한동훈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이 내려지길 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채널에이 기자 강요미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아이폰11을 압수했으나 끝내 24자리에 달하는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포렌식을 못 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서울중앙지검은 한동훈에게 무혐의 처분을 하고 전화기를 돌려줬다. 반면, 채널에이 사건으로 한동훈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했던 정진웅 검사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을 이유로 독직폭행으로 기소당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며 “다행히 정 검사는 추후 무죄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