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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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이 건강진단 판정을 내리고 의사가 판정을 내린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진단기관에 대한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 취소가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최근 강남구에서 ㄱ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는 ㄴ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을 상대로 낸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ㄱ기관은 2019년 5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특수건강진단기관으로 지정됐다. 특수건강검진은 소음, 분진, 야간작업, 화학물질 등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근로자에게 실시하는 건강검진으로, 특수건강진단기관은 진단에 필요한 인력·시설·장비 등 자격요건을 갖추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진단 능력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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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4년만인 지난 지난해 6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ㄱ기관에 대해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 노동청 점검 결과 이 기관은 지난 2022년 10월 ㄷ기업에 대해 실시한 특수건강진단에서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소속 의사 ㄹ씨가 하지 않고 행정담당 직원이 판정했음에도 ㄹ씨가 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국고 지원을 받으려는 건설회사의 요청에 따라 건설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검진 일자를 거짓으로 기재하고, 2022년을 기준으로 ㄱ기관의 건강진단 제한 인원인 근로자 2만명을 넘어 3만8284명에 대한 검진을 수행한 점도 확인됐다.

ㄴ씨는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 처분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처분이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ㄴ씨는 “다른 봉직의사가 문진, 검진, 판정을 하고 행정직원이 전산프로그램에 입력한 것이다. 업무처리 편의상 전산프로그램의 판정의사로 봉직의사 ㄹ씨 명의로 서명날인되었을 뿐”이라며 “(건설 업체) 사업장의 검진 일자 변경은 행정직원의 실수로 검진 일자를 변경하지 않고 업무처리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으로 기관이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고, 50∼60여명의 직원의 생계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특수건강진단 실시 인원 지정한계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 의사를 충원하고자 했으나 불가피하게 충원하지 못하고 2만명을 초과하게 된 점을 고려할 때 (원고의 처분이) 재량권 일탈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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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의사가 아닌 행정담당 직원이 수행하고 마치 ㄹ씨가 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이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정도로 증명된다.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ㄹ씨가 아닌) 다른 봉직의사가 판정을 했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며 “검진 일자 임의 변경은 과실로 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며,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서는 “특수건강진단제도는 열악한 환경에서 종사하는 유해물질 취급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의 비용부담으로 실시하는 제도로서 의료기관의 허위·불실 판정 시 근로자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크다”며 “(이와 같은 사유가 지정취소 기준으로 정해진 이유는) 근로자가 적절한 보건상의 조치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커 더 이상 특수건강진단 기관의 지정 목적을 수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