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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E9)를 통해 입국한 이주노동자가 자신도 모르게 불법 브로커와 연루됐다는 이유만으로 두달 넘게 구금된 채 강제퇴거 위기에 놓여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노동자는 브로커에게 돈을 주거나 입국을 의뢰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8월 고용허가제 제조업(E-9-1) 비자로 입국해 경기도 한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방글라데시 노동자 ㄱ씨는 지난 3월30일 안산출입국 외국인사무소 단속에 적발된 뒤 현재까지 인천출입국 외국인청에 구금돼 있다. 법무부가 최근 불법 브로커를 통해 입국한 이주노동자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ㄱ씨도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브로커는 한국의 사업주와 결탁해 이주노동자에게 ‘채용 보장’ 명목의 돈을 받고 입국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ㄱ씨는 브로커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공식 인력송출기관(BOESL)을 통해 한국어시험을 치르고 한국 외국인고용관리시스템(EPS)에 등록해 취업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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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겨레가 확보한 출입국사무소 진술조서를 보면 ㄱ씨는 체포 이후에야 자신을 초청한 사업장이 브로커와 연계된 곳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도 E-9 비자로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같은 절차를 밟아 입국했다”며 “첫 사업장에서 두달간 근무한 뒤 사업주가 일감이 없다고 해 퇴사했고 이후 고용센터를 통해 새로 일자리를 구했다”고 진술했다. ㄱ씨는 “불법적으로 입국했다면 고용센터가 다시 일자리를 알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입국사무소 쪽도 ㄱ씨가 브로커에게 금전을 지급했다는 직접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ㄱ씨를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브로커가 임의로 노동자를 허위 초청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사자가 브로커 개입 사실조차 몰랐다면 추방은 과도한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강제퇴거 명령과 체류자격 말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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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브로커 휴대전화에 ㄱ씨의 외국인고용관리시스템 구직신청서 화면이 발견돼 오히려 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영섭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집행위원은 “지난해에도 이피에스를 통한 구직자 정보 유출 문제가 제기됐는데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제도 허점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ㄱ씨 사건에 대해 법무부는 “개별 사건에 대한 입장을 따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