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기 전의 손(왼쪽)과 비누와 물로 30초간 씻은 후의 손. 흰색으로 빛나는 부분이 오염물질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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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생활 수칙은 손씻기다. 손 소독제 못잖거나 그보다 효과가 좋다고 보건 전문가들은 말한다. 보건 당국이 권하는 손씻기 방법은 20초간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를 구석구석 비빈 다음, 10초간 물에 헹구는 것이다.과연 손씻기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최근 영화 <겨울왕국>에서 ‘안나' 역을 맡았던 배우 크리스틴 벨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손씻기 전과 후의 사진을 공유해 화제가 됐다. 글로점(glo-germ)이라는 손씻기 교육용 로션을 바른 뒤 손 씻는 시간에 따라 이 물질이 얼마나 씻겨내려갔는지를 보여주는 자외선 촬영 사진들이다.
윗줄 맨 왼쪽은 씻기 전, 나머지 두 사진은 물로 씻은 후, 아랫줄은 비누로 각각 6초, 15초, 30초 씻은 후의 사진이다. 크리스틴 벨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p/B9SII1Fp9B6/?utm_source=ig_embed)
사진에서 흰색 부분이 오염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로만 씻었을 때, 그리고 비누로 6초, 15초, 30초 씻었을 때의 차이를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씻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이 깨끗해졌다. 30초간 씻었을 땐 세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미국의 온라인 경제미디어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비슷한 실험을 한 뒤 비교한 사진(위)을 올렸다. 가정용품을 구입하고 현금으로 결제한 뒤 찍은 손과 비누에 20초 비비고 5~10초 물에 헹군 손이다.미국 보건당국은 30초를 헤아리는 방법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흥얼거리라고 말한다. `생일 축하' 노래를 천천히 두번 흥얼거리는 시간이 30초 언저리가 된다는 설명이다.
손을 씻으며 생일 축하 노래를 천천히 두번 흥얼거리면 30초가 지나간다. 픽사베이
비누의 세정 효과는 계면활성제 성분 덕분이다.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에 모두 잘 달라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 계면활성제의 한쪽은 오염물질에 붙고, 다른 한쪽은 물에 붙어 오염물질이 물에 잘 씻겨 내려가게 해준다. 계면활성제는 또 바이러스의 외피 성분인 인지질을 변형시켜 바이러스를 파괴하기도 한다.주철현 울산의대 교수(미생물학)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습관과 더불어 손을 수시로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지질 껍데기를 가진 바이러스이므로 특별히 손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계면활성제인 비누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