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돌프 히틀러(1889~1945)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태생이다. 당시 제국은 독일·헝가리뿐 아니라 여러 슬라브계까지 포괄한 다민족국가였다. 히틀러는 뒷날 ‘나의 투쟁’에 “나는 혈통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독일인이다. (…) 오스트리아 국가는 합스부르크 왕가에 의해서만 유지되는 가장 개탄스럽고 비참한 다민족 복합체”라고 썼을 만큼 독일 민족 우월주의에 심취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당국의 징집을 기피해 독일 뮌헨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체포됐으나 ‘현역 부적합’ 판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히틀러는 그러나 1914년 8월 독일제국 연방 바이에른 왕국의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독일의 패배로 끝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종전 이듬해, 히틀러는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NAZI·나치)의 전신 독일노동자당에 입당했다. 특유의 선동적 달변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당명 변경을 주도하고, 불과 2년 만에 당권을 장악했다. 1923년 11월에는 중앙정부를 전복하는 무장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곧 진압됐다. ‘뮌헨 맥주홀 폭동’이다.
히틀러는 고등반역죄로 재판을 받았다. 그런데 선고 형량이 겨우 징역 5년, 실제 복역 기간은 9개월에 불과했다. 히틀러의 옥중 자서전이자 정치사상서 ‘나의 투쟁’ 제1권이 이때 쓰였다. 히틀러를 솜방망이 처벌한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나치의 은밀한 동조자였고, 재판 중에도 히틀러 등 주범들에 공공연히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1932년 총선에서 3분의 1 득표율과 의석으로 권력을 거머쥔 히틀러는 곧장 수권법(전권위임법)을 통과시켰다. 내각에 독자적인 입법권을 부여해 삼권분립을 사실상 해체하고 히틀러에게 합법적 독재의 길을 열어준 요술램프였다. 나치 일당 독재, 정치범 숙청, 인종주의와 우생학에 근거한 학살, 언론 통제 등 온갖 국가폭력이 법의 이름으로 포장됐다. 그 뒤에는 ‘사법 엘리트’들이 있었다. 수권법을 설계한 프란츠 귀르트너는 바이마르공화국에 이어 나치 정권에서도 법무장관을 지냈다.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학살 행정책임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악의 평범성’을 말했지만, 나치 정권의 법 기술자들은 ‘악의 전문성과 위장술’을 과시했다.
히틀러는 스스로 입법자이자 심판자가 됐다. 예컨대, 1941년 한 유대계 상인이 달걀 사재기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히틀러는 형량이 너무 관대하다며 사형을 명령했다. 나치 법무부는 그를 게슈타포에 넘겨 처형했다. 당시 법무장관(대리) 프란츠 슐레겔베르거 판사의 재임 중 사형 선고가 급증했다.
2025년 한국에선 ‘윤석열 내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검찰의 궤변을 ‘전두환 사형’ 선고(1996년, 1심)로 일축한 판례를 세웠다. 그런데 20년 뒤 또다시 내란·이적죄 피의자들을 다루는 법정에서 재판장과 변호인들이 웃으며 화기애애한 법정을 연출하는 현실은, 그 자체로 한심할 뿐 아니라 불편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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