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관세 위협에 이어 환율 위협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풍문이 미국 월가에서 나돌고 있다고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 미국 경제매체들이 최근 보도했다. 단순히 풍문이 아닌 것이 근원지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으로 지명돼 인준절차를 밟고 있는 스티븐 미란이 제안했던 안이기 때문이다.
미란은 투자자문사 허드슨베이 캐피털의 수석전략가였던 지난해 11월 ‘국제무역체제 재구조화를 위한 가이드’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미국 이외 국가들은 준비자산으로서 달러를 보유하려 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 결과로,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 장점도 누리지만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이른바 ‘러스트 벨트’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무역·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과세 부과와 함께 달러 약세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핵심은 달러 약세와 미국 장기금리 인하를 동시에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역상대국들과 달러 약세 유도를 합의하고, 외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100년짜리 만기의 사실상 영구 국채로 교환한다는 것이다. 100년짜리 미 국채는 제로쿠폰으로 발행하며 만기 때 약간의 프리미엄만 지급한다. 차입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다. 이에 따른 외국의 유동성 제약 문제는 달러 스와프라인 제공으로 해결한다. 외국이 동의하기 어려운 안인데, 미란은 미 ‘안보 우산’을 채찍으로 꺼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맹국들이 안보 우산 제공 대가로 받아들이도록 하며, 거부하면 안보 우산 철회 카드를 꺼낸다는 것이다. 또 외국의 미 단기 국채 보유에 대해선 준비자산 제공 대가로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제안도 했다.
이 제안은 트럼프의 플로리다 별장 이름을 따 ‘마러라고 합의’라 불린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본뜬 것이지만 훨씬 ‘이단적’이다. 미국은 당시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일본·독일·영국·프랑스를 압박해 달러 약세 유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런 과격한 방안을 추진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미 국채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려 안전자산이라는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또 패권 도전국인 중국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 빠지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예측불가능하고 무모한 트럼프 탓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
박현 논설위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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