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의 긴급출금’ 사건으로 기소돼 지난달 25일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페이스북에 ‘친검 기자’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친검 기자’의 정의는 아직 정립돼 있지 않지만, 검찰 편향적인 기사를 쓰는 검찰 출입기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검찰이 흘려준 수사 정보를 그대로 받아써서 결과적으로 수사 대상자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게 된다. 이 전 비서관은 ‘친검 기자’의 폐해에 대해 “진실을 왜곡하여 결과적으로 거짓이 보도”되게 하고, “부분의 진실이 전체 진실을 왜곡할 위험”을 초래한다고 썼다.
이 전 비서관이 이런 글을 올린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문재인 정권 때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함께 검찰개혁 업무를 주도해 ‘윤석열 사단’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검찰은 김학의 긴급출금 사건이 터지자, 그를 주범으로 몰아갔다. 2021년 4월3일 저녁 방송 뉴스에 보도된 ‘이광철, 김학의 긴급출금 지시’라는 검찰발 기사가 대표적이다. 당시 긴급출금은 법무부와 대검 차원에서 결정됐는데,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 점을 확인하고도 ‘이광철’이 출금을 지시했다고 집요하게 언론에 흘렸다”(이 전 비서관 페이스북 글). 상당수 언론이 검찰이 흘려준 정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바람에 긴급출금이 범죄인 것처럼 인식됐고, 이런 여론에 힘입어 기소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 전 비서관과 함께 기소된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조국혁신당 의원)과 이규원 전 검사(조국혁신당 대변인)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친검 기자’들이 결과적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 이 전 비서관의 지적이다.
당시 많은 언론은 이 사건을 ‘한국판 미란다 사건’이라고 불렀다. 아무리 파렴치한 범인이라도 형사처벌을 하려면 적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였다.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혐의를 두차례나 봐줬다. 피해 여성의 간절한 호소도 외면했다.
검찰 출입기자들은 취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검찰은 기자가 취재하기 어려운 정보를 법률적 해석까지 곁들여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기자가 여기에 익숙해지면 검찰이 수사 정보를 흘리는 ‘의도’를 알면서도 그냥 받아들일 수 있다. 검사들 말만 그대로 전하지 말고, 긴급출금제도 도입 배경과 과거 운용 사례도 취재해 균형 있는 보도를 했다면, 검찰 수사가 얼마나 부당한지 제대로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춘재 논설위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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