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4일(현지시간)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하고 “러시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주창하는 미국-러시아 관계 개선이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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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처음 전화 통화를 해 양국간 관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푸틴은 현재 미-러 관계에 대해 ‘절대적으로 불만족스러운 양자관계’라는 데 생각을 같이하면서, 앞으로 “관계를 정상화하고 가능한 한 최대 범위의 건설적 협력을 추구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와 푸틴은 조만간 만날 것을 약속했다. 트럼프와 푸틴은 이번 통화에서 시리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그동안 주장해온 시리아 내전 종결과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러시아 및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부와의 협력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 첫 국무장관으로 거론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는 이슬람국가 격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러 관계 개선과 푸틴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트럼프가 선거 과정 내내 일관되게 주장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한 국제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유일 강대국’ 시대에서 ‘미·러 두 강대국’이 세계 안정과 안보에 전반적인 책임을 함께 지는 시대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푸틴의 생각과 상통한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동맹의 전제를 허무는 것이어서 공화당을 포함한 기존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또 러시아의 위협을 전제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개입을 줄일 것을 시사해 유럽 동맹국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밖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합병한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속해야 한다고 시사해, 옛 소련 소속 동구권 국가들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서구 동맹이라는 미 외교안보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면서 미-러 관계 개선 정도를 어느 선까지 높여 나갈지 주목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