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밀보호법(이하 통비법)이 정부·여당안대로 개정될 경우, 통신·인터넷업체들이 감청장비 설치에만 6천억원 이상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감청장비 유지보수비 등을 포함하면 업체들의 부담은 더 늘어나며, 통신·인터넷 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통신망을 깔 때마다 감청장비도 이에 맞게 설치해야 하는 부담도 발생한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비법 개정안은 정보·수사기관이 통신·인터넷 업체들의 협조를 받아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포함해 모든 통신서비스를 감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현재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 중이다.
10일 통신·인터넷 업체 및 국책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지난달 26일 이춘석 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통비법 개정에 따른 감청협조 대상 업체가 2만여개에 이르고 초기 감청장비 설치비만도 6천억원 이상 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형 통신업체 두곳과 대형 포털업체 네곳의 관계자, 국책 연구기관의 전문가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업체별로는 케이티(KT)가 3400억원 가량의 감청장비 설치비가 들 것으로 예상했고, 이동통신 업체들은 각각 500억~600억원 가량 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춘석 의원은 “감청시스템 모델과 기술 규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최소 6천억원 이상의 감청장비 설치비가 필요하다는 게 업체와 연구기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감청장비 유지보수비, 감청 협조 인력의 인건비와 별도 사무실 운용비, 통신내역(통신사실확인자료)을 1년 이상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업체 부담은 더 늘어난다.
통비법 개정안은 감청협조 비용을 ‘국가가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한다’고 명시해,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처럼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체가 대부분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간담회 참석자들은 전망했다. 상대가 권력기관이라 비용을 제대로 청구하기 어렵고, 정보·수사기관이 ‘일부’라는 문구를 근거로 비용을 대부분 업체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케이티는 지금도 정보·수사기관의 감청 및 통신내역 열람 요청에 응하느라 해마다 종이와 프린터 잉크 값으로 3천만 이상 쓰고 있지만, 청구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간담회에서 통신·인터넷 업체들은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마다 감청기술을 함께 개발해야 하고, 감청 사실을 나중에 당사자에게 알리는 일을 업체에게 맡기는 것도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등급제+수능+본고사, ‘무한 지옥교육’ 질주
▶신 대법관 ‘사퇴 여론 버티기’ 언제까지…
▶미 정부·의회 ‘재협상’ 일관…한국 거부 어려울듯
▶개성공단 왕래 ‘묶었다 풀었다’ 계산? 실수?
▶“통비법 개정땐 6천억”…업체가 비용 떠 안을판
▶공정택 교육감 1심서 ‘당선 무효형’
▶김태균 한방에, 봉중근 역투에 ‘속이 후련’
▶죽어서야 내려놓은 ‘등록금 짐’
▶“니 누꼬…내는 토끼 아임미꺼”…경상도판 수궁가
▶‘황빠’는 일그러진 우리 자화상
▶검찰 ‘고대녀 발언’ 주성영 불기소…봐주기 논란
▶“티베트는 ‘80년 광주’…자유 허하라”
[단독]“통비법 개정땐 6천억”…업체가 비용 떠 안을판
업체·국책연구기관 간담회
통신·인터넷업체, 유지보수비·감청 인건비 등 부담 더 늘듯
- 수정 2009-03-11 06:59
- 등록 2009-03-11 06:59









![[사설] ‘사법개혁 3법’ 국회 통과, 이제 법원행정처 폐지 논의해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301/53_17723556570177_20260301502100.webp)
![‘조희대 대법원장’ 자체가 위헌이다 [아침햇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301/53_17723445090457_20260301501521.webp)














![[단독] 김용현 변호인 ‘감치 15일’ 집행 못 했다…남은 5일은?](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226/53_17720869463045_20260226502791.webp)









![용산 ‘1만 가구’ 공급에 2년 걸린다?…학교 문제 해결하면 8개월도 가능 [뉴스AS]](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301/53_17723553396637_20260301502086.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