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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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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고공 행진 중이다. 국민의힘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최근 여론의 흐름을 이렇게 압축할 수 있습니다.

2월2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 민주당 지지도는 45%, 국민의힘 지지도는 17%였습니다(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3주 전인 2월 첫째 주에 민주당은 41%, 국민의힘은 22%였습니다. 지지도가 두 배에서 세 배 가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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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도 17%는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비상계엄 이후 6·3 대선까지 국민의힘 지지도는 20~30%대를 유지했습니다. 전국지표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 최저치는 지난해 대선 뒤 김건희 여사가 특검에 소환된 8월 첫째 주 16%였습니다. 지금 또다시 그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만 28% 대 28%로 같았고, 다른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앞섰습니다. 부산·울산·경남은 민주당 39%, 국민의힘 23%였습니다. 모든 연령층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섰습니다. 70세 이상에서도 39% 대 31%로 민주당이 앞섰습니다. 지역별, 연령층별 수치는 사례 수가 적어서 신뢰도가 높지는 않지만 어쨌든 유의미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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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발표한 한국갤럽 정례조사는 어떨까요? 민주당 43%, 국민의힘 22%였습니다. 2주 전 44% 대 22%에서 별 변화가 없습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만 국민의힘 36%, 민주당 25%로 국민의힘이 앞섰습니다. 다른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앞섰습니다. 부산·울산·경남은 민주당 42%, 국민의힘 2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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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는 18~29세에서 민주당 22%, 국민의힘 22%로 같았습니다. 다른 모든 연령층은 민주당이 앞섰습니다. 70대 이상도 민주당 38%, 국민의힘 32%였습니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가 내란인지 아닌지 물었습니다. ‘내란이다’ 64%, ‘내란 아니다’ 24%였습니다. 지지 정당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엇갈렸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내란이다’ 21%, ‘내란 아니다’ 68%였습니다. 극보수자는 ‘내란이다’ 22%, ‘내란 아니다’ 70%였습니다. 약보수자는 ‘내란이다’ 47%, ‘내란 아니다’ 46%였습니다. 중도층은 ‘내란이다’ 71%, ‘내란 아니다’ 17%였습니다.

전국지표조사와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국민의힘 지지층은 점점 쪼그라들어 이제는 거의 극보수층만 남은 것 같습니다. 한국갤럽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 아니라는 응답자 비율이 68%, 극보수자 중에서 내란이 아니라는 응답자 비율이 70%로 비슷합니다. 중도층은 물론이고 약보수자들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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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입니다. 한국갤럽 2월 통합 자료를 보면 ‘민주당 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대구·경북은 ‘26% 대 38%’, 부산·울산·경남은 ‘38% 대 26%’로 정반대입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오랫동안 영남 유권자들을 지배한 ‘우리가 남이가’ 신화가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론의 흐름은 3개월 뒤 6·3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요? 아직은 각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추세는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국지표조사에서 6·3 지방선거의 성격에 대해 물었습니다. ‘현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53%,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34%였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 3주 전에는 52% 대 36%, 5주 전에는 47% 대 40%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민심이 확실히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 지지도는 도대체 왜 높은 것일까요? 민주당에는 최근 악재가 많았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추진하다가 당내 반발로 포기했습니다. 특검 후보 추천을 잘못해서 두 차례나 사과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공취모)을 둘러싼 잡음도 있었습니다. ‘법왜곡죄’를 놓고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과 원내대표단이 충돌하는 장면도 벌어졌습니다. 지방 선거는 아직 멀었는데도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은 벌써 8월 당원대회에서 선출하는 대표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습니다. 볼썽사나운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것은 전적으로 이재명 효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최근의 민심은 “생각보다 잘한다”는 한마디로 압축됩니다. 일종의 ‘셀프 기저 효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아니었다면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됐어도 대통령을 정말 잘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익 중심 실용 외교와 이재명 대통령 특유의 만기친람 리더십으로 국정을 잘 이끌고 있습니다. 시스템까지 구축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공직자들을 두들겨 깨우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부동산과의 전쟁도 승리하고 있습니다.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은 진정성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결단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당내 갈등 관리도 잘하는 편입니다. 민주당은 설 연휴 직전 ‘사실상 내전’ 상태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도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을 잘 수습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민주당 대표를 하면서 체득한 노하우일 것입니다.

운도 따르는 것 같습니다. 상법 개정과 반도체 호황이 맞아 떨어지며 코스피 6000을 돌파했습니다. 보수 언론에서는 민주당의 ‘사법 개혁 3법’을 강하게 비판하려고 했지만, 코스피 6000 돌파 기사를 더 크게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장 위에 지장, 지장 위에 덕장, 덕장 위에 복장, 복장 위에 운장(운이 좋은 장수)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그런 경우입니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표현을 빌리면 이재명 대통령은 ‘비르투’와 ‘포르투나’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왜 낮은 것일까요?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 때문입니다. 윤석열 1심 선고 다음 날인 2월 20일 장동혁 대표의 ‘윤석열 절연 거부’ 선언이 변곡점이었습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이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당인지 전 당원 투표로 결론을 내려달라”는 칼럼을 썼을 정도입니다.

설연휴 직전 국민의힘은 ‘사실상 분당’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진짜 분당을 걱정해야 할 지경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배현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김예지·안상훈·진종오 의원과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의원, 박상수 전 대변인 등이 동행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그동안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김종혁 전 최고위원 탈당 권유, 배현진 의원 당원권 정지 1년 등 중징계를 남발했습니다. 일관성이 있다면 대구에 가서 한동훈 전 대표를 응원한 사람들을 모두 제명해야 마땅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월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 도착해 상인들이 건네는 음식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월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 도착해 상인들이 건네는 음식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의원들을 무더기로 제명하면 친한동훈계 신당 창당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당에서 제명되면 의원직을 유지합니다. 장동혁 대표와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에게 과연 의원들을 무더기로 제명할 배짱이 있을까요?

어쨌든 전국 단위 선거를 3개월 앞두고 여론이 이렇게 한쪽으로 크게 쏠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2020년 4·15 21대 총선을 앞두고 1월 셋째 주 한국갤럽 조사는 민주당 39%, 자유한국당 22%였습니다.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3월 셋째 주는 국민의힘 38%, 민주당 36%였습니다. 2024년 4·10 22대 총선을 앞두고 1월 둘째 주는 국민의힘 36%, 민주당 34%였습니다.

지금 민심의 흐름은 2018년 6·13 지방선거 전과 비슷합니다. 2018년 3월 첫째 주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9%, 자유한국당 12%, 바른미래당 6%, 정의당 5%, 민주평화당 1% 순이었습니다. 무당층이 27%였습니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네 배였습니다. 전임 대통령 탄핵과 궐위 대선의 효과였을 것입니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습니다. 서울(박원순), 인천(박남춘), 경기(이재명)를 포함해 14개 광역단체장을 민주당이 차지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권영진)와 경북(이철우)만 당선됐습니다. 제주는 무소속(원희룡)이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도 민주당이 압승할까요? 지금 흐름이 이어진다면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다이내믹 코리아’입니다. 지금부터 석 달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나친 자신감은 매우 위험합니다. 우리나라 선거 역사를 보면 “우리가 이긴다”고 장담했던 정당이 실제로 승리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쪽이 이길 가능성이 큽니다.

주가가 지방선거 전에 조정 국면을 맞으면 어떻게 될까요? 서울 부동산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 어떻게 될까요? 이재명 대통령 공소를 취소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벌어지고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를 실제로 취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모름지기 정권은 민심의 역린을 조심해야 합니다. 군주민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