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선비들의 필수 학습 교재였던 주역은 디지털 첨단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세상을 살피는 지혜를 담은 책으로 두루 읽힌다.
주역이란 말 그대로 고대 중국 ‘주’나라 시대 사람들이 통찰한 세상의 ‘역’(易)’의 원리, 즉 끊임없이 순환하는 변화의 법칙을 말한다. 만물을 구성하는 8가지 기본 요소(하늘, 땅, 불, 물, 산, 못, 천둥, 바람)와 음양을 조합한 64괘에 그 변화의 원리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공자는 주역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원리를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즉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로 풀이했다.
다수의 사주명리학과 주역 관련 서적을 펴낸 김동완 동국대 겸임교수가 이번에 주역 64괘에 담긴 뜻과 지혜를 필사하면서 익히는 책을 내놨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변화의 순간에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64괘를 ‘시작 앞에서’ ‘사람 사이에서 배우는 법’ ‘흔들림을 견디는 법’ ‘다시 시작하는 마음’ 등 7가지 테마로 나눠 소개한다. 각각의 괘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삶의 장면으로 재구성한 간단한 해설을 붙인 뒤, 필사를 위한 여백을 배치하고 마지막에 세 가지 질문을 던져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독특한 방식의 편집이 눈길을 끈다.
글자를 옮겨 적는 필사는 책을 읽는 것에 비해 훨씬 능동적인 학습 행위다. 필사하는 과정에서 뇌와 몸이 서로 호응하며 책에 담긴 정보를 내면 깊숙이 각인시킨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과 달리 손글씨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글씨를 쓰는 동안 뇌는 정보를 요약, 선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문장을 직접 필기하며 읽은 학생들은 챗봇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보다 독해력이 더 높았다는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저자는 “주역의 문장은 짧고 단단해 처음엔 뜻이 잘 잡히지 않을 수도 있으나, 필사를 하다 보면 그 뜻이 또렷이 잡히지 않아도 마음 한 켠이 정리되는 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읽고 쓰고 멈추는 과정이 곧 마음이 균형을 되찾고 생각이 단정해지는 시간이라는 말이다. 양양하다 펴냄, 2만2천원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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