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00
운제철학상을 수상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시민자유대학 제공
운제철학상을 수상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시민자유대학 제공
광고

박구용 전남대 교수(철학과)가 제16회 운제철학상을 수상했다.

운제철학상은 운제 백승균 교수의 철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사단법인 대한철학회(이사장 백승균)에서 제정된 학술상으로, 철학적 연구와 학문적 공헌이 뛰어난 연구자에게 준다. 시상식은 지난 8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가을 학술대회에서 진행됐다.

박구용 교수는 저서 ‘자유의 폭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자유의 폭력’이 자유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결코 말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드러내고, 철학적 언어로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선을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또 세계사적 맥락에서 자유 개념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정리하고, 한국 사회의 조건에서 새로운 철학적 길을 제시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고

박 교수는 저서 ‘자유의 폭력’에서 자유의 역사적 과정을 되짚고, 그 자유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를 향해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해부했다. 그는 책에서 자유를 ‘타자의 고통과 공동체적 책임과 결합할 때 완성되는 사회적 개념’으로 봤다. 그래서 경쟁과 효율을 절대화한 체제에서 ‘너의 자유’가 ‘나의 위험’이 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자유가 폭력으로 전환되지 않기 위한 윤리적 장치를 모색했다. 책은 혐오, 젠더 갈등, 정치적 양극화, 복지와 교육 등 한국 사회의 구체적 장면을 철학의 언어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박 교수는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위르겐 하버마스와 헤겔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철학과 인권철학을 공부한 그는 ‘우리 안의 타자', ‘부정의 역사철학' 등의 책을 냈다. 2016년 ‘민립 대안대학’인 시민자유대학 설립을 주도해 초대 이사장을 맡았고,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도 지냈다.

광고
광고

그는 “철학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철학의 대중화와 대중의 철학화, 자유의 최대화와 폭력의 최소화를 지향해왔다”며 “운제철학상 수상은 ‘자유의 폭력’ 저서의 학술연구 성과로 받은 것으로, 두 번째 꿈에 대한 인정과 격려여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철학의 전통을 바탕으로 자유·폭력·공동체·민주주의와 같은 철학적 주제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연결하는 연구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