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선수단이 2020 도쿄패럴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감동의 연속이었다. 이번 대회 159명의 선수단(선수 86명, 임원 73명)이 참가한 한국은 13일 동안 펼쳐진 여정 속에서 포기를 모르는 투혼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 최예진(30·충청남도), 김한수(29·경기도)로 구성된 보치아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보치아 페어(BC3) 결승에서 일본을 5-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 서울올림픽 이래 9개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대회 9연패를 달성한 올림픽 양궁 대표팀에 비견할 만한 활약이다. 개인전에서 잇달아 아쉬운 탈락을 겪은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목표를 이루는 모습이 빛났다.

배드민턴 대표팀 김정준(43·울산중구청)과 이동섭(50·제주도)은 한국 대표팀에 이번 대회 마지막 은메달을 안겼다. 김정준-이동섭 짝은 5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 복식(WH2) 결승전에서 중국에 세트 스코어 0-2로 지며 은메달을 따냈다. 같은 날 오전 김정준은 단식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준과 이동섭은 “아쉽지만 홀가분하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각오”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의 꽃으로 꼽히는 마라톤에서는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이 완주하며 희망을 전했다. 유병훈은 5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출발한 남자 마라톤에서 1시간41분44초로 전체 15명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유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단거리와 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경기에 출전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다. 비장애인 육상도 마찬가지다. 내가 비록 좋은 결과를 만들진 못했지만, 육상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을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처음 열린 태권도 75㎏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이 던진 메시지는 패럴림픽의 의미를 돌아보게 했다. 주정훈은 메달 획득 다음 날인 4일 일본 도쿄 베이사이드 호텔 아주르 다케시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자’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동경의 대상이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또 “솔직히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남들과 틀리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장애인선수촌에 들어가고 나서 장애는 그저 남들과 다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뒤늦게 알았지만 장애가 있는,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들도 ‘내가 남보다 부족하다’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며 장애인들의 스포츠 참여를 응원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도전하길 바란다. 많은 이들이 패럴림픽 참여 자체로 아름답다고 하지만, 자신감 있게 한계를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희망의 여정을 마친 선수단은 이제 2024 파리패럴림픽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이준희 기자, 패럴림픽공동취재단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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