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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아닌 동경의 대상이 되자”…메달리스트들의 응원

등록 :2021-09-05 16:51수정 :2021-09-05 17:26

태권도 주정훈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 많이 도전해달라”
탁구 주영대 “열심히 하면 정상 가능…일단 밖으로 나오라”
주정훈이 3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남자 태권도 75㎏(K44)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지바/사진공동취재단
주정훈이 3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남자 태권도 75㎏(K44)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지바/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패럴림픽 메달리스트 주정훈(27·SK에코플랜트)과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주정훈과 주영대는 4일 일본 도쿄 베이사이드 호텔 아주르 다케시바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달 획득 소감을 밝혔다. 주정훈은 전날 태권도 남자 75㎏급(K44)에서 동메달을, 주영대는 지난달 30일 남자탁구 단식(TT1)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정훈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자’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동경의 대상이 됐다”면서 “솔직히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남들과 틀리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장애인선수촌에 들어가고 나서 장애는 그저 남들과 다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나는 뒤늦게 알았지만 장애가 있는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들도 ‘내가 남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밖으로 나와야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정훈은 태어난 직후부터 맞벌이하던 부모님 대신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두살 때 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농기구에 오른손이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손목 아래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원래 비장애인 전국 대회 4강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았으나, 사춘기 시절 경기장 곳곳에서 들리는 수군거림에 상처를 받아 고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를 그만두기도 했다.

태권도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그는 태권도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 2017년 12월 장애인 선수로 변신한 그는 올해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결국 동메달을 따냈다.

그는 메달을 따낸 뒤 경기장에 앉아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울었다. 주정훈은 “경기 시작 전부터 ‘아, 오늘 하루가 내 태권도 인생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메달을 따고 났더니 부담감과 압박감을 털어냈다는 생각이 들어 온갖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고 말했다.

주정훈은 또 “2024년 파리 패럴림픽보다 먼저 내년 선수권대회와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메달이 동료들에게 더욱 절실함을 느끼게 해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장애가 있다고 약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더욱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영대가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TT1) 결승에서 김현욱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뒤 손에 붕대로 감겨있던 라켓을 풀고 있다. 주영대는 도쿄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도쿄/연합뉴스
주영대가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TT1) 결승에서 김현욱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뒤 손에 붕대로 감겨있던 라켓을 풀고 있다. 주영대는 도쿄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도쿄/연합뉴스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주영대는 원래 체육 교사가 꿈이었다. 하지만 경상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이던 1994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해 사지 마비가 찾아왔다.

주영대는 “처음 다치고 나서 4년 정도 집에만 처박혀 있었다. 그러다 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 소식을 듣고 재활 목적으로 탁구를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라켓을 잡지도 못하는데 탁구를 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라켓과 손을 붕대로 묶고 시작하면서 ‘아, 나도 이거는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시작한 탁구에서 그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신한불란’(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주영대는 “(장애인) 탁구에도 그랜드슬램이 있다. 패럴림픽,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아시아장애인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슬램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아직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없다. 내년에 세계선수권이 있는데 꼭 금메달을 따서 그랜드슬램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주영대는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은 탁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저와 단식 결승에서 맞붙었다. 제가 긴장을 덜 해서 이겼을 뿐 김현욱이 실력이 부족해서 진 게 아니다”면서 “요즘에는 장애인 스포츠 기반이 잘 잡혀 있고 전문 코치들도 많아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기만 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일단 밖으로 나오라”고 덧붙였다.

이준희 기자, 패럴림픽공동취재단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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