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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이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와 경기 3회초 1사 2루에서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문보경이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와 경기 3회초 1사 2루에서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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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한국의 미션은 분명했다. 투수는 상대를 2점 이하로 묶고, 타자는 5점 차 이상의 점수를 내야만 했다. 피를 말리는 ‘경우의 수’였다.

호주는 지난 3경기에서 5개 홈런을 터뜨리며 평균 3.67점을 냈다. 한국 투수진은 그런 호주의 장타력을 억제해야만 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도쿄돔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호주 타자들 페이스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실투를 줄여야 한다”면서 “투수들에게 가장 잘 던지는 공을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공격력은 믿을 만했다. 일본전(7일)이 끝난 뒤 14시간 만에 대만전(8일)을 치르면서 피곤했던 것과 달리 호주전을 앞두고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2회초 무사 1루서 문보경(LG 트윈스)의 투런포가 터졌고, 3회초에는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연속 2루타에 문보경의 장타를 묶어서 2점을 더 보탰다. 4-0으로 앞선 5회초 2사 2루서도 문보경은 적시타를 때려냈다. 5-0. 한국이 원하던 점수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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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회말 소형준(KT 위즈)이 로비 글렌디닝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점수는 다시 4점 차이로 좁혀졌다. 한국 타선은 더 집중했다. 곧바로 6회초 2사 2루서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적시타로 다시금 5점 차이로 달아났다.

한국 투수진도 총력을 다했다. 손주영(LG)-노경은(SSG 랜더스)-소형준-박영현(KT 위즈)-데인 더닝(애틀랜타 브레이브스)-김택연(두산)-조병현(SSG)이 이어던지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6-1로 앞선 8회말 1사 2루서 김택연이 트레비스 바르자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또다시 1점이 더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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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김도영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존스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이정후의 땅볼 때 호주 유격수가 송구 실책을 하면서 1사 1, 3루가 됐다. 안현민은 큼지막한 외야 희생뜬공으로 김도영 대신 대주자로 나갔던 박해민(LG)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7-2. 점수 차이는 완성됐다.

9회말 조병현이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1사 1루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이정후의 호수비가 나왔다. 2사 내야 뜬공으로 경기는 끝났다. 미션은 완성됐다. 한국은 7-2로 승리하면서 기어이 8강행을 이뤄냈다. WBC 3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2009년(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미국 땅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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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한국계 메이저리거 4명이 합류했지만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대표팀 원투 펀치인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문동주(한화)가 부상으로 빠졌고, 마무리 보직을 맡을 예정이던 한국계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또한 막판에 종아리 근육통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투수력이 아주 헐거워진 상태였다.

여기에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재훈(한화) 등도 부상으로 빠졌다. 류지현 감독은 플랜 A, B, C, D까지 준비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빈 공간은 커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분위기라는 대표팀 선수들은 바늘 구멍을 뚫었다.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마이애미행 전세기를 타게 됐다.

도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