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새로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26일 만이다. 이로써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기존 뇌물공여 혐의를 포함해 5가지로 늘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지시를 받고 독일로 건너가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 승마지원을 논의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이 새로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재산국외도피와 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두 가지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2015년 9~10월 최씨 모녀 소유의 독일 회사인 ‘코어스포츠’에 80억원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1건당 2000달러 이상, 연간 5만달러 이상을 해외송금 할 때는 은행에 입증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지만, 삼성은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
또 삼성이 2015년 8월 코어스포츠와 220억원대의 위장 컨설팅 계약을 맺고 정유라씨를 지원한 것과, 지난해 9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정씨에게 새로 말 두 마리를 사준 것을 감추기 위해 말 중개상인 ‘헬그스트란’과 위장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범죄 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액수(433억원)는 1차 영장 청구 때와 같이 적용했지만, 횡령 액수는 96억원에서 298억원으로 늘려 적용했다.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자금 역시 횡령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박 사장에 대해서는 코어스포츠 계약 금액인 213억원을 뇌물공여로, 이 중 실제 코어스포츠에 송금된 80억원을 횡령 액수로 적시했다. 이 부회장 등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