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락사고로 산재 장해 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21년 만에 사고 후유증으로 다른 병에 걸려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정희)는 ㄱ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ㄱ씨는 2002년 지붕 보수 공사를 하던 중 5m 높이에서 추락해 두개골 골절, 경추 손상, 슬개골 골절 등 부상을 입고 장해 6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2019년 뇌전증이 발생해 추가상병 신청을 인정받아 재요양을 하던 중, 2023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유족은 ㄱ씨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다. 유족은 “추가상병인 뇌전증에 관한 요양을 받던 중 면역력 저하 및 병원 감염성 폐렴으로 패혈증이 발병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추락사고로 인한 6급 장해나 추가상병인 뇌전증과 ㄱ씨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ㄱ씨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 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봤다.
법원은 “ㄱ씨는 기승인 상병 및 추가 승인 상병으로 인한 장기간의 요양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됐고, 이런 요인들이 흡인성 폐렴 발병 또는 악화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며 “감정의 역시 ‘사망원인에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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