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부닥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지지율이 올랐다는 이유를 들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 대표 거취를 두고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다음주 열릴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장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장동혁이 정신승리? 그들의 정신패배!”라는 글을 올렸다. 장 대표가 올린 여론조사는 에스티아이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한 자동응답(ARS) 방식의 조사로, 지방선거 결과에 불만족한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지도부 책임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9.4%로, ‘동의한다’는 응답(36%)보다 높게 나타났다. 장 대표가 선거 참패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3시간 여 뒤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선 “청년과 시민들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걸고 싸우고 있는 와중, 저들은 ‘용어’ 시비에 바쁘다”며 “부정선거라고 부르면 극우라고 폄훼하고, 음모론자로 몰아간다. 부정선거라고 외칠 자유까지 뺏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세력들이 시민들의 저항 동력을 떨어뜨리고 방해하려는 것”이라며 “부정선거라고 외치는 순수한 청년들을 음모론의 프레임에 가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전날 저녁 페이스북 글에선 “민주당은 민주당이 패배했다며 정청래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이 패배했다며 장동혁 ‘사퇴’를 외치고 있다”며 “참 요상한 일이다. 양당 대표들이 ‘가위바위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 지지율 골든크로스도 소용없다. 국민의힘이 더 선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지금이야말로 국민만 보고 갈 때”라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면 지금 당 지지율이 오르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며 “이번 선거는 쉽지 않은 선거였지만 장 대표가 선방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사퇴까진 명분이 없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3주 전보다 7%포인트 오른 29%로 집계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그럼에도 당내 장 대표 사퇴론은 계속 분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개혁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가)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가위바위보’라고 장난처럼 폄훼한 것은 존엄한 국민주권에 대한 조롱”이라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인) ‘12대 4’는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참패다. 조건 없이 물러나 ‘요상한 대표’가 되지 말라”고 장 대표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 요구한 친한동훈계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도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제가 느끼기에는 물밑에서 장 대표가 사퇴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라며 “(의원 중) 70~80% 이상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장 대표 거취 문제는 다음주 열릴 당 의원총회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대안과 미래는 전날 장 대표 사퇴를 논의할 의총 소집을 다음주 화요일까지 열어달라고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요청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총 개최 여부는 일요일까지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다음주에 본회의가 있어서 의총은 열리겠지만, 장 대표 사퇴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더라도 그날 바로 결론을 내리긴 어렵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 개혁파 의원은 “장 대표 사퇴가 바로 실현되긴 어렵더라도,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라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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