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2024년 11월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2024년 11월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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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이 박찬욱 감사의 ‘감사 직무 종료’를 시사한 가운데 박 감사가 ‘월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도 박 사장의 행위에 대해 “방송법 취지상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찬욱 한국방송 감사는 15일 사내 인트라넷에 입장문을 올려 “지난 12일 박장범 사장으로부터 ‘감사의 직무수행 권한 종료’와 ‘업무 지원 중단 가능성’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박 감사는 지난해 2월 임기 만료 예정이었으나 후임 감사의 적법성을 다투면서 임기가 연장됐다. 박 감사는 자신의 후임인 정지환 감사가 지난 정부 ‘2인 체제 방통위’ 하에서 선임되자 효력이 없다며 집행정지와 임명 무효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지난해 9월 집행정지 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지난달 임명 무효 소송 1심에선 패소했다. 박 감사는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박 사장은 해당 패소 판결을 들어 ‘박 감사의 직무수행 권한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1심 법원이 후임 정지환 감사 임명을 적법하게 판단했으니 후임 감사가 직무를 수행하는 게 맞다는 취지다. 박 사장은 “보궐 감사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거나 “감사님의 지위에 관한 명확한 사법적 판단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도 적었다. 박 감사가 직무 수행을 계속하기 원한다면 법적으로 권한을 다시 입증하라는 취지다. 박 사장은 이런 내용이 담긴 두 장 분량의 서신을 박 감사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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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사는 박 사장의 통보가 “이사회와 방미통위의 법적 권한을 침범한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방송 감사의 선임과 임명은 이사회와 방미통위의 고유 권한이므로 사장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 감사는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도 들었다. 그는 “1심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후임자로 지목된 인물은 이미 사퇴했다”며 “적법한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본인은 감사 직무를 수행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박 사장이 보낸 서신이 서명이나 직인, 문서번호가 없는 임의서류였다며 “내용도 충격적인데 공문서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서신”이라고 밝혔다. 박 감사는 해당 사안을 다뤄달라며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행정 당국도 우려를 표명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이날 열린 취임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 “감사는 사장을 포함한 방송사 운영을 감독·통제하는 독립적 기관”이라며 “사장이 감사에게 직접 소통해 신분을 언급한 것은 방송법 취지에 (비춰보면)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짚었다. 또 경영진의 거부로 편성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는 점도 언급하며 “행정 당국의 개입 자제를 (회사가) 승인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