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국제노동페스타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국제노동페스타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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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국내 유명 안경 제조사 젠틀몬스터 등을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 본사에 대한 근로감독에 나섰다. 이 회사는 디자이너들에게 법적 수당이나 휴무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장시간 노동을 시킬 요량으로 재량근로제를 편법적으로 운영한 의혹을 받는다.

노동부는 6일 이날부터 서울 성동구 소재 아이아이컴바인드 본사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 회사 소속 디자이너들이 주 7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회사 쪽이 재량근로제를 이유로 연장·휴일·야간 근로에 따른 가산 수당이나 휴무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재량근로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제58조3항에 근거를 둔다.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나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일을 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 없이 사용자와 근로자대표가 서면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을 일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재량근로제라는 이름처럼 업무 수행 방법이나 업무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근로자 재량에 맡겨야 하는 경우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업무 수행 수단이나 시간 배분에 관해 구체적 지시를 하는 경우 재량근로제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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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아이컴바인드 디자이너들은 주 47.5시간 일하는 내용의 재량근로제 계약을 맺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넘겨 일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주장한다. 또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어 있는 등 근로시간 분배와 관련해 사용자의 지시·감독이 이뤄졌고, 업무에 있어서도 사용자의 구체적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재량근로제가 허울 뿐이었다는 것이다. 재량근로제 계약이 무효로 인정되면, 사용자 쪽은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연장·휴일·야간 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된다.

노동부는 이번 감독을 통해 재량근로제가 적절하게 운영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 외에도 근로시간, 휴가·휴게시간·휴일 부여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임금체불은 없는지 등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해 위반 사항을 점검한다.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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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정당하게 일한 만큼 보상받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들의 노동력을 기업 성장의 수단으로만 삼아서는 안되는 만큼, 과로·공짜 노동 같은 위법·탈법적 관행은 반드시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