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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람베르티니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의장은 자연 보전 분야 세계적인 리더로 손꼽힌다.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제공
마르코 람베르티니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의장은 자연 보전 분야 세계적인 리더로 손꼽힌다.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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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갯벌에 공항을 짓는 게 경제 발전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갯벌이 탄소를 흡수하고 재해를 방지하면서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경제적 이익으로 환산해보면 어떨까요? 자연을 보전하는 것은 생태적일뿐 아니라 경제적인 투자이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연 보전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로 손꼽히는 마르코 람베르티니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의장은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람베르티니 의장은 국제자연보전단체 세계자연기금(WWF) 사무총장과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대표 등을 지낸 인물로, 현재는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이하 네이처 포지티브)를 이끌고 있다. 지난 27일 전자우편으로 나눈 인터뷰에서 그는 “자연 보전이 기후위기를 돌파할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네이처 포지티브는 국제 사회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을 통해 약속한 ‘30X30 목표’(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과 해상의 30%를 보호지역으로 보전·관리) 달성을 위한 글로벌 연대체다. 전 세계 정부·기업·금융기관에 ‘무엇이 자연 보전에 적합한가’를 측정하고 입증할 수 있도록 정량적 지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자연 손실을 멈추고 되돌리며, 2050년 완전한 회복을 달성한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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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지적처럼 최근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자연 보전과 복원은 더 이상 ‘있으면 좋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물·식량 안보,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막대한 공동 편익을 제공하는 “기후행동의 핵심 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정부 또한 올해 자연 보전 분야 주요 업무계획에서 ‘기후위기와 지역문제 해법을 자연에서 찾겠다’며 탄소흡수원인 습지·늪 복원 정책을 강화하고, 주요 식생에 대한 ‘국가 고유 탄소흡수계수’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는 “의심할 여지 없이 자연 보전이 가장 부각된 회의”였다. 산림·생물다양성 보전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고, 남반구 열대 국가들이 주도하는 산림 이니셔티브인 ‘열대우림 영구기금’(TFFF)이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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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UNFCCC), 생물다양성(CBD), 사막화방지(UNCCD) 등 리우 3대 협약 의장국들이 총회 직후 ‘리우협약에 대한 벨렝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1992년 리우협약이란 한 뿌리에서 나온 세 협약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각 협약이 목표로 정한 협정(파리협정, 쿤밍-몬트리올 프레임워크, 토지황폐화 중립)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시너지와 공동 이행’이 필수적이란 내용이 담겼다.

세계자연기금 사무총장 등 지내고
지금은 ‘지구 30% 보호지역 지정’ 노력
생물다양성 측정 지표도 마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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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자연 손실 멈추고
2050년에 완전한 회복 달성 목표
지역사회나 기업도 보전 동참을”

당시 연설을 맡은 람베르티니 의장은 “자연이야말로 세 의제를 관통하는 ‘붉은 실’, 곧 공통분모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건강한 생태계와 야생생물 개체군, 그리고 이들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자연 환경이 인공에게 주는 직·간접적인 혜택)는 안정적인 기후와 건강한 물·토양 시스템의 토대”라는 것이다. 다만 “기후 분야에서는 ‘탄소중립’(인위적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지만, 생물다양성은 여전히 복잡한 문제로 여겨져 뚜렷한 지표가 없어서 정부와 기업에 책임·행동을 요구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네이처 포지티브는 조만간 ‘자연 상태 지표 프레임워크(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간 열린 행사에서 람베르티니 의장이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제공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간 열린 행사에서 람베르티니 의장이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처 포지티브 이니셔티브 제공

2030년까지 불과 4년 남았다. 육상·해양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자연을 복원하는 목표는 잘 진행되고 있을까. 람베르티니 의장은 “전 세계 목표 이행 속도가 필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을 보면 보호구역 지정 비율이 육상 18%, 해양 2%에 불과하다. 그는 ‘30X30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선 “정부가 새로운 보호지역을 지정하는 동시에 지역사회나 기업이 주도하는 다양한 형태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가 “지역 사회와 경제에 추가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생물다양성 보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람베르티니 의장은 자연 보전의 가장 큰 장애물로 “생물다양성 보전이 경제 발전에 반한다는 인식”을 꼽았다. 그는 “오늘날 나무는 베어진 이후에야, 물고기는 잡힌 뒤에야 가치를 인정받는다”며 “기후변화 완충, 극한 기상 완화, 물 조절, 식량 제공 등 수많은 생태계 서비스는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형 홍수가 잦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연안 습지를 복원한 이후 맹그로브가 태풍·해일을 막는 자연 방파제 구실을 해 인명·재산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고, 가뭄·홍수 때도 숲과 습지는 물을 머금거나 천천히 배출해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태풍·홍수·가뭄 피해는 흔히 ‘자연재해’라 불리지만, 사실 자연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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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연 중심의 전환을 위해 정부는 공공 보조금과 조달을 자연 파괴에서 보전으로 전환하고, 기업은 기후·자연이 자사의 회복력에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부유한 국가의 소비자들은 식량·플라스틱·에너지·물 등 거의 모든 것을 과도하게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환경적으로 덜 해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 보호는 포기해야 할 것이 아니라 투자 기회”라는 생각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