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조은석 내란 특검의 강제구인에 불응했다. 단 한번도 진지한 반성과 사과 없이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하더니 이젠 잡범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한다. 명색이 전직 대통령이 언제까지 이런 추한 모습을 보일 건가. 대통령직 파면에 기소, 재구속까지 당했으면 이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 아닌가.
내란 특검은 이날 예정된 소환조사에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자 서울구치소에 강제구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 수용실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아 무산됐다. 구치소 쪽은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국은 전직 대통령 대접을 하는데, 윤 전 대통령은 제멋대로이니 참으로 한심하다. 지난 10일 재구속된 그는 앞서 두차례 특검의 출석조사 요구에 건강상 이유를 들어 응하지 않았다. 당뇨약을 구하지 못했다는 둥, 구치소에 에어컨이 없다는 둥 트집을 잡으면서 특검 조사를 거부했다. 구속된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건 법적으로 당연한 것이다. ‘법 앞에 평등’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정작 자기 사건에는 특혜를 바라는 건가. 최근 윤 전 대통령 측근들이 일제히 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태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 애초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하거나 감쌌던 이들이 특검에선 순순히 사실대로 진술했다.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대통령답지 않은 모습에 실망한 것 아니겠나.
게다가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김계리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운동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 법무부에 의해 곧바로 반박됐다. 구치소 쪽에서 다른 수용자와 접촉하지 않고 혼자 운동할 수 있도록 오히려 ‘배려’했다는 것이다. 앞서 특검에서 체포 방해 혐의 조사를 받을 때는 중간에 박창환 총경에게 조사받는 것을 거부했다. 박 총경이 불법체포를 지휘한 사람으로 고발돼 있다는 이유를 댔는데, 이 또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역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고, 극렬 지지층을 선동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변호사 윤리강령 위반일 뿐 아니라, 명백한 특검 수사 방해 행위다. 윤 전 대통령은 더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특검 수사를 성실하게 받으라. 그것이 국민들에게 진 죄를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