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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스트리아 빈(비엔나)를 사랑한다. 도시가 아름답고 풍요롭기 때문이 아니다. 예기치 않은 경험 때문이다. 출장 중, 끝없이 이어지는 언어의 향연에 지쳐 잠시 공원으로 도피했을 때였다. 눈과 귀가 조금씩 정화되려는 순간, 두 사내가 다가왔다. 경찰 배지를 내밀며 여권을 보여달란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이미 불법체류자였고, 나는 무방비 상태였다. 돈을 달라는 눈치 같기도 했지만, 설마 이곳 비엔나의 경찰이 그럴 리 없다고 철석같이 믿었기에 대화 아닌 대화는 헛돌며 점점 험악해졌다.
그때 멀리서 정복경찰이 오고 있었다. 나는 순간 절망했다. 이제 잡혀가는구나. 그러나 정복경찰은 두 사내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더니 독일어로 몇 마디 주고받고 그들을 데려갔다. 나에게는 괜찮냐,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비엔나는 이런 곳이다. 경찰 행세를 하며 행패 부리는 무리까지 낱낱이 잡아내는 곳. 그래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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