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연 | 정치팀 기자
“흔히들 정치인에게 단점을 보완하라고 하는데, 이는 가능하지 않은 말이다. 오히려 그가 지닌 장점을 더 살려야 한다. 이재명이 요즘 다시 ‘사이다’로 돌아간 이유다.”
지난주 만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이 대표의 모습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의 말처럼 요즘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보면 ‘사이다 이재명’이 돌아온 듯하다. 당대표가 된 뒤에는 자주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피하거나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고구마’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그다. 그러던 이 대표가 총선이 다가오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유세를 다니며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고 있다. 말의 양도 많고 강도도 세졌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이 돌아왔다” “속 시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말이 사이다가 주는 개운한 청량감으로만 남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말이 많아지면서 아슬아슬해 보이는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주민과 인사하던 중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2찍’은 기호 2번 국민의힘 지지자를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같은 달 23일에는 경기도 의정부에서 유세하던 도중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재정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강원도를 경기도보다 못한 지역으로 취급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이들 발언에 대해 각각 발언 다음날 사과했다.
문제의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동구 유세 현장으로 이동하며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다”며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대부분은 친부모에 의해 행해지는데도, 굳이 선입견 섞인 비유를 이용해 재혼 가정에 상처를 입히고, 편견을 강화하는 표현을 쓴 것이다.
심지어 이 비유는 처음 쓰인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9월에도 사용해 재혼 가정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선거 유세의 특성이라는 점을 이해하려고 해봐도, 굳이 이런 비유법을 써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의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될 수 있다는 발언도 이어갔는데, 이쯤 되면 ‘이재명표 수사학’의 특징이 열등한 것으로 여겨지는 상대를 상정하는 화법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막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는데, 왜 유독 이 대표의 발언만 문제 삼느냐는 지적을 할 수도 있다. ‘개같이’ ‘쓰레기’ 등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언어는 말할 것도 없이 저급하다. 다만 이 대표의 말은 표현의 과격함을 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러한 표현들이 ‘어떤 말을 하든 이번 선거는 야당에 더 유리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더욱 안타깝다. 남은 며칠 동안은 조금 더 다정하고 세심한 수사를 구사할 순 없을까. 사이다도 좋지만, 잠이 오지 않는 밤 속을 달래는 따뜻한 우유 같은 정치인의 말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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