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주 | 전 성신여대 법대 교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19일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12·3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도 국무총리실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지 기준을 가지고 (거부권 행사 시한 전날인) 12월31일 마지막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회가 의결해 정부에 이송한 각종 법안에 대하여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시적·제한적·소극적인 현상유지적 권한만을 가지는 권한대행의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명문의 규정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대행의 한계는 헌법 해석상, 즉 권한대행의 기능과 지위 그리고 민주적 정당성의 원리에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이다.
국무총리나 기타의 국무위원은 대통령이나 부통령과는 달리 국민에 의해서 직접 선출된 선출직 공직자가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민주적 정당성은 매우 취약하다. 민주국가에서 공직자의 권한의 크기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국민으로부터의 민주적 정당성이고, 이는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국민주권주의의 이념상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의 범위는 본질적으로 소극적·제한적이고 지극히 현상유지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권한대행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즉 이는 권한대행의 재량에 속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국회에서 의결하고 정부에 이송한 수많은 법안들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폐기되어 왔다.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거부권은 그 자체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부권의 유래는 대통령제의 모국인 미국인데, 미국의 경우에는 대통령에게 의회에 대한 법률안 제출권이 없는 등 의회의 권한 행사에 대한 아무런 견제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의회에 대한 행정부의 견제 장치로서 불가피하게 대통령에게 거부권이 인정되는 것이며, 그것도 삼권분립의 원칙에서 오는 행정부와 의회 상호 간 독립성의 요구 때문에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대통령이 법률안 제출권은 물론, 더 나아가 헌법개정안 제출권도 가지는 등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다 이처럼 거부권마저 무제한으로 행사하는 것은 그 자체가 위헌이고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의기관이 국회와 대통령인데, 헌법의 편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주국가에서 제1의 대의기관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회다. 따라서 대통령의 무제한적 거부권 행사는 국회의 권능을 유린하고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다. 하물며 대통령도 아닌, 국민에 의하여 선출되지 아니한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헌법상 정당화될 수 없고, 더 나아가 그 자체로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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