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연간 무역 흑자가 전 세계 최초로 1조달러(약 1467조원)를 돌파했다.
8일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GACC)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집계에서 무역 흑자가 1조8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7% 증가한 것이다. 지난 1월 중국은 2024년 한해 상품·서비스 부문을 합친 무역흑자가 약 1조달러에 육박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는데, 올해엔 1년이 채 되지 않아 기록을 깼다. 특히 11월 무역 흑자는 1116억8000만달러로 역대 세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은 20% 가까이 감소했지만, 반대로 중국도 미국산 대두(콩)을 비롯해 기타 미국산 수입을 비슷한 비율로 줄였기 때문에 여전히 중국의 대미 수출량이 수입량을 세배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 중국 기업들은 최종 조립 공정을 동남아시아나 멕시코, 아프리카 등으로 이전하여 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지난달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이 8%가량 증가했으며 이 중 일부가 미국으로 수출된 것 같다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전했다.
중국은 미국 판로가 막히자 세계 다른 국가로 수출을 대폭 확대하는 등 수출 다변화에 나섰고, 자동차·가전 등 부문에서 독일·일본·한국 등 기존 수출 강국들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유럽연합을 상대로 한 무역흑자도 올해 크게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유럽연합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수출 호조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옌스 에스켈룬드 회장은 “유로화 대비 위안화가 30% 이상 저평가된 상황에서, 유럽이 아무리 규제 완화와 에너지비 절감, 단일시장 구축에 나서더라도 중국과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의 제조업 부문 무역흑자는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섰다.
중국 내부에서도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휘발유, 프랑스 와인, 일본 화장품 등 외국산 제품을 더 싸게 수입할 수 있어 침체된 중국 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을 연례 방문해 통화 및 금융 정책을 검토 중이며, 오는 10일 결과를 발표한다.
일부 중국 경제학자들은 중국 국내 시장 소비 촉진을 위해선 무역 흑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장쥔 푸단대 경제학원 원장은 최근 연설에서 “중국이 내수를 확대하려면 무역흑자를 축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적자 전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