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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최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 중국 칭화대 교수가 2014년 4월 중국 항저우에 있는 저장대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중국계 최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 중국 칭화대 교수가 2014년 4월 중국 항저우에 있는 저장대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중국계 최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 중국 칭화대 교수∙중국과학원 원사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103.

양 교수가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칭화대학교는 성명을 통해 그가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칭화대는 양 교수의 일대기를 소개하며 그를 “중국과 미국 학술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한 선구자”이자 “미지의 세계를 탐색한 불멸의 전설”이라고 추모했다.

양 교수는 1922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의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나 중일전쟁이 진행 중이던 1942년 서남연합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44년 칭화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듬해 미국으로 넘어가서 1948년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49년 뉴저지주 프린스턴고등연구소에서 일하다가 1955년 교수가 됐다. 1966∼1999년 뉴욕주립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이론물리연구소(현 양전닝이론물리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1986년에는 홍콩 중문대학 석좌교수를, 1997년과 1999년에는 모교인 칭화대 고등연구센터(현 고등연구원) 명예 원장과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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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자물리학과 장이론, 통계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이름을 남겼다. 양 교수는 1954년 로버트 밀스와 함께 제창한 ‘양-밀스 이론’으로 현대 물리학의 초석을 세웠다. 입자물리학 표준모형의 기초를 마련한 이 이론은 맥스웰 방정식과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에 견줄 만한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1957년 중국계 미국인 물리학자 라정다오 박사(1926∼2024년)와 함께 ‘패리티 비보존 이론’을 수립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해당 이론은 물리 법칙이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는 동일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한다. 당시 중화권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양 교수의 나이는 35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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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64년 미국 시민권자가 됐지만, 미·중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1970년대부터 중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등 모국 발전에 힘을 보탰다. 2017년에는 중국으로 다시 귀화했다.

칭화대는 “그가 중국에서 물리학과 같은 기초 학문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양성하는데 막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고등 교육의 개혁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그는 그의 삶으로서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을 몸소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