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해협과 가까운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인근에서 화물선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해협과 가까운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인근에서 화물선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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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전 시작된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이란의 경제적 피해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상 봉쇄가 종전협상에서 호르무즈해협과 핵문제를 두고 이란으로부터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는 지렛대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뒀던 해상 봉쇄를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는 ‘그림자 선단’을 막는 데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란 주변 해역만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그림자 선박을 나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림자 선단은 이란, 러시아 등 국제 제재를 받는 국가가 석유 등을 몰래 수출하기 위해 국적을 숨기거나, 위치추적장치를 끄고 운항하는 선박을 말한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각·한국시각 13일 밤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해상 교통을 봉쇄했다.

해운분석업체 보텍사(Vortexa)·케플러(Kpler) 등은 이란의 원유저장고가 앞으로 2~3주 안으로 저장 용량이 한계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1억2천만배럴 수준인 이란의 육상 원유 저장 능력은 이미 절반가량을 넘어선 상태다. 이란 인근 해상에 약 1억6천만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떠 있지만, 미국의 봉쇄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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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 PBC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서 지난 3월24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인근 말레이 반도 남동쪽 해안에서 약 70㎞ 떨어진 해상에서 두 척의 선박이 해상 화물 환적으로 보이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미·이스라엘-이란 전쟁 기간 싱가포르 인근에선 서방의 제재를 회피해 중국과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 이란산 석유의 선박 간 환적이 이뤄져 왔다. AFP 연합뉴스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 PBC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서 지난 3월24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인근 말레이 반도 남동쪽 해안에서 약 70㎞ 떨어진 해상에서 두 척의 선박이 해상 화물 환적으로 보이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미·이스라엘-이란 전쟁 기간 싱가포르 인근에선 서방의 제재를 회피해 중국과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 이란산 석유의 선박 간 환적이 이뤄져 왔다. AFP 연합뉴스

만약 원유저장고가 다 차면 유정을 폐쇄해야 하는데, 이 경우 유정의 생산 능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일정한 압력으로 흐르는 원유를 막으면 유정의 균형이 깨지면서 물이 유정으로 유입되고, 무거운 퇴적물이 암석의 빈공간(공극)을 막게 된다. 이 경우 유정은 생산을 재개해도 이전 생산량의 일부만 회복하거나 아예 경제성이 없어질 수도 있다. 수개월 원유 생산 중단만으로도 향후 수년간 생산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영국 에너지 시장 분석회사 ‘에너지 어스펙트’의 리처드 브론즈 대표는 “해상 봉쇄의 의도는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지렛대를 무력화하고, 이란이 합의에 나오도록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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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란은 40년 넘게 서방으로부터 제재를 받아와 경제적 압박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력이 강하다는 것이 변수다. 이란의 석유 저장 시설에 대한 정보도 불투명해, 저장 능력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