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보도를 보면, 전날 허커비 대사는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구약 성서의 해석과 관련해 논쟁하면서 이런 발언을 내놨다. 인터뷰에서 허커비 대사는 성서 구절을 인용하며 “하나님이 ‘그 땅'을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주셨다”고 언급했다.
이에 칼슨은 “어떤 땅을 말하는 것이냐”며 “창세기에는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유프라테스에서 나일강에 이르기까지의 땅을 약속받았다고 나오고 그건 이스라엘과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의 상당 부분도 포함된다”고 추궁했다.
칼슨이 창세기에 나오는 구절은 오늘날 중동 전역을 포함한다며 “이스라엘이 이 땅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말이냐”고 거듭 묻자, 허커비 대사는 “그들이 모두 차지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허커비 대사는 다만 “그 모든 땅을 가져가겠다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이 다소 과장됐다”라고 덧붙이며, 각 국가는 합법적으로 보유한 땅에서 안보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했다.
허커비 대사의 이런 발언에 중동 지역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14개 국가와 이슬람협력기구(OIC),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연맹(LAS) 등이 그의 발언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 국가·기관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위험하고 선동적인 발언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영토나 아랍 영토에 대해 어떤 주권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허커비는 목사, 아칸소 주지사 출신으로 그동안 극우, 근본주의 기독교 성향을 띄는 발언을 이어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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