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도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법 집행관들이 현장을 확보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도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법 집행관들이 현장을 확보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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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주방위군 대원 2명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2021년 미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로 확인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대원 2명은 한때 사망했다고 공표될 정도로 위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주방위군을 노리고 벌인 계획 범행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주방위군을 워싱턴에 배치한 조치를 두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이 재투입될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사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 병력 추가파병을 지시했다.

제프리 캐럴 워싱턴 경찰청 행정 보좌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 오후 2시15분 백악관 인근 패러것 웨스트 지하철역 근처에서 용의자가 모퉁이를 돌아 나오자마자 순찰 중이던 주방위군 대원 2명에게 총기를 발사했다”며 “근처에 있던 다른 주방위군 대원들이 즉각 대응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불과 몇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대원 한 명에게 발포했고, 몸을 피하려던 다른 대원을 향해서도 총격을 가했다고 한 소식통이 시엔엔에 밝혔다. 엔비시(NBC) 뉴스는 “주방위군 대원 2명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수사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용의자는 2021년 미국에 입국했고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해 온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라흐마눌라 라칸왈”이라고 전했다. 29살로 알려진 용의자 역시 총에 맞았으며 현재 구금 상태에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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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표적 공격’으로 규정했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번 사건을 연방 법 집행관에 대한 공격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주에 머무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두 대원이 “치명상을 입었다”며 “(총격범은)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패트릭 모리시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두 대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으나,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원들의 생사에 대해 ‘엇갈린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발언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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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에 ‘범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00명 이상의 주방위군을 배치했다. 이 배치는 여러 차례 연장돼 내년 2월까지 지속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방 판사가 이 배치를 불법으로 판결했으나, 행정부가 항소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21일간 판결 효력이 유예돼 주방위군은 현 위치에 잔류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워싱턴에는 약 2100명의 주방위군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이 중 925명은 워싱턴 주방위군 소속이며, 나머지는 타 주에서 파견되었다. 총격을 당한 대원들이 소속된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은 대원 181명을 워싱턴에 파견했다.

사건 발생 직후 백악관은 봉쇄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은 백악관 경내에 머물지 않았다. 워싱턴 인근 로널드 레이건 국립공항에도 항공기 운항을 전면 통제하는 ‘지상 정지’ 명령이 한때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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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 주방위군 500명을 추가 파병할 것으로 보인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육군 장관에게 워싱턴에 500명의 주방위군 대원을 추가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을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할 뿐이다”이라며 “범죄자들이 이와 같은 일, 즉 미국 최고의 인력에 대한 폭력을 감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