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삼성테크윈 창원 제2사업장 비상대책위원장(파워시스템사업부·왼쪽)이 동료들과 ‘삼성-한화 빅딜’ 사안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테크윈 매각반대 비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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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자부심으로 일했는데직원들과 상의 한번 없이 결정경영 실패 책임을 왜 떠넘기나경영진 상대로 법적 대응할 것비대위도 노조로 전환해 활동 “그동안 삼성 ‘무노조 경영’에 순응하며 사업·인력 구조조정을 해도 노사분규 한번없이 열정으로 일했는데, 직원들과 상의 한번 없이 매각을 결정했다. 회사의 경영실패 책임을 왜 직원들에게 떠넘기는가?” 김종일 삼성테크윈 창원 제2사업장 비상대책위원장(파워시스템사업부)은 30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곧 공장별 비대위를 합친 통합 비대위를 발족시켜 매각반대 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비대위를 노조로 전환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지난 26일 삼성테크윈·탈레스·종합화학·토탈 등 4개사를 한화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뒤 테크윈 노동자들은 바로 비대위를 결성하고 매각반대에 나섰다. 테크윈의 노동자 수는 4700여명으로 매각 대상 전체 노동자 7500여명 중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해 ‘삼성-한화 빅딜’의 향배를 가름할 ‘태풍의 눈’이 되고있다. 테크윈 노동자들의 모바일 커뮤니티(‘밴드’) 가입자는 이미 3000명을 돌파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설립 신고를 접수한 삼성토탈과, 역시 매각반대 성명을 낸 탈레스 노동자들과도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장 직원들 반응은? “그동안 잘나가는 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 ‘삼성 서자’ 소리를 들으면서도,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했다. 회사의 일방적 결정에 허탈과 배신감을 넘어 분노한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77년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사업보국’을 내걸고 설립했고, 이건희 회장도 외환위기 속에서도 회사를 지켰다. 이 회장이 쓰러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는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으킨 사업을 손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 멋대로 정리하는 것은 선대 유지에 반하는 것이다.” -회사 경영진과 직원들 간에 사전협의는 있었나? “일체 없었다. 매각 결정 이후에도 사장이 2~3분간 사내방송을 통해 한화 가서 일 잘하라고 통보한 게 전부다. 향후 5년간 고용승계 방침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2011년 김철교 사장이 취임한 이래 사업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나? “매출액 정체와 이익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 들어 반도체부품사업부(MDS) 매각과 케이블텔레비전의 국내생산 중단이 이뤄졌다. 칩마운터 장비를 만드는 엠에스(MS)사업부도 정리설이 돌았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사업포기 가능성을 물었는데, 경영진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삼성은 매각 이유로 잘할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 항공기 엔진과 부품사업은 국내외 유명업체에 납품하고, K9 자주포 등 군수 사업은 안정적 수요처가 있다. 발전설비는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이익잉여금이 9월말 현재 98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민수사업인데,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신규 사업에 실패했다. 디지털카메라 등 그나마 될만한 사업은 삼성전자에 넘겼다.” -테크윈은 1급 방산업체다. 매각작업이 군 전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공군의 주력기인 F15 등의 조립정비를 책임지는 유일한 회사다. 또 K9 자주포를 생산한다. 군수 사업은 품질이 핵심이다. 테크윈이 흔들리면 군 전력운용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공장별 비대위가 구성됐는데? “곧 2, 3공장 비대위를 합쳐 통합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고, 한화의 실사도 막을 것이다.” -비대위를 노조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있다. “회사의 무노조경영을 수용하며 열정으로 일했는데, 결국 노조가 없다 보니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구조조정 때 아무런 말을 못한 것도 노조가 없어서다. 비대위를 노조로 전환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