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4일 발표한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이른바 ‘사내유보금 과세’로 불리며 새 경제팀 경제정책방향 내용 가운데 최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가계소득과 기업소득간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되는 제도로, 투자나 배당, 임금 인상 등에 충분히 돈을 쓰지 않은 기업에 법인세 외에 추가로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명박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며 법인세 최고 세율을 25%에서 22%로 깎아줬다. 지난 5년 동안 기업에 깎아준 법인세 금액이 28조원을 넘어섰지만, 이는 적극적인 투자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언론사 경제부장 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법인세를 인하해줬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쌓았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은 기업 성과가 가계로 가지 않으면 법인세를 깎아주는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세후 순이익의 일정 부분(α%)에 대해 2~3년 등의 기간을 두고 기업이 이익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에 쓴 돈을 제외해주고 남은 부분을 추가 과세하겠다는 내용이다. 과세 대상 이익은 내년부터 발생하되, 실제 과세는 2017~2018년에 처음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자기자본이 일정 규모 이상인 법인(중소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이 세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사내유보금 과세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세제는 과거에 축적된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앞으로 발생하는 기업이익 흐름에 대한 세금 부과이기 때문이다. 문창용 기재부 조세정책국장은 “기업이익과 가계소득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지 세수를 증대하자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목표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통한 세수가 제로(0)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8월초 세법개정안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업소득환류세제 설계가 복잡하고 실제 과세가 시작되는 시기도 늦어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에서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 쌓아둘 가능성이 높다는 ‘협박성’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또 당기순이익이 많은 기업은 일부 재벌 계열 대기업에 한정되는 만큼, 실제 이 세제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해도 그 혜택을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주식 보유자만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따라서 정말 정부가 확실한 기업소득의 가계소득 환류를 목표로 한다면 법인세를 인상해 정부가 직접 가계를 지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기업이익을 투자로 유도하고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하는 정책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세제로는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때 인하한 법인세율을 다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도 “가계소득 확충을 위해 세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가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실효성이 떨어지고 논란만 큰 ‘기업소득환류세제’가 등장한 것이다. 법인세를 올려 복지정책에 쓰면 가계소득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가계소득환류세제 도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내 “기업 이익에 대한 과세는 기업마다 처한 현실이 다른 점을 고려해 기업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내 “기업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 등 신중한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세종/김소연 김경락 기자, 이정애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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