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마포구 망원시장에 서울페이와 온누리상품권 등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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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가 26조2천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안(추가경정예산안)’의 주요 사업이 소비자 가격 부담 낮추기에만 집중됐다며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비와 지방비가 8대2 비율로 매칭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해선 재정 여력이 낮은 지자체에 국고보조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2일 예정처가 펴낸 ‘2026년도 제1회 추경안 분석’ 자료를 보면, 예정처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가 실물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추경은 필요하다고 봤다. 예정처는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가·환율 급등에 따른 충격이 국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고유가 부담 완화, 취약계층 지원, 공급망 안정 및 산업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이번 추경안 편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썼다. 앞서 예정처는 유가 급등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대비 0.2~0.3%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정부는 이번 추경안이 집행되면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10조1천억원을 투입하는 고유가 부담 완화 사업에 대해선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재정 건전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추경안에서 △소득 하위 70%에 10만~60만원을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4조8천억원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보전금 4조2천억원 등을 배정했다.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모두 석유류 이용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들이다. 예정처는 “가격 억제 중심의 대응은 에너지 소비를 유지 또는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재정 소요를 누적시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재정 부담은 확대되는 반면, 에너지 소비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는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논의 중인 차량 10부제 등의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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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피해지원금도 지자체별 재정 상황을 고려해 국고보조율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수도권·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 등 거주지에 따라 액수를 차등지급하며 재원은 국비 4조8천억원에 지방비 1조3천억원을 매칭하는 구조다. 국고보조율은 서울 70%, 지방 80%가 적용된다.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때와 동일하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도권(10만원)과 달리 1인당 최소 20~25만원이 지급되는 인구감소지역의 경우 지자체의 재정 여력이 취약한 경우가 많아 재정 부담이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정처는 “지원금 단가가 높은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일수록 지방비 부담이 더욱 커지는 역설적 문제가 있다”며 “지역별 지방재정 여건과 소득분포를 고려해 차등 보조율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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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예정처는 이번 추경안 재원에 한국은행 잉여금(한은이 정부에 넘기는 이익금) 초과납입금 3조4천억원을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선 “소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 재원을 예상되는 초과세수(25조2천억원)와 기금 자체재원(1조원)으로 조달하기로 했는데, 초과세수는 실제로 그만큼 걷힐지 불확실한 반면 한은 잉여금은 이미 납부가 이뤄진 확정 세입이라는 점에서 더 안정적인 재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처는 “한은 잉여금 활용 여부는 정부의 재량행위”라며 “초과세수가 (늘어날 것이) 명확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